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7일 상품(上品) 고랭지 무 도매가격은 20㎏에 8400원이다. 평년 수준(2만350원)보다 58.7% 낮다. 폭염으로 뭇값이 고공 행진하던 1년 전(2만7000원)과 비교하면 68.9% 떨어졌다.
뭇값 폭락의 주범은 기상 호조다. 올 7월 기온이 평년보다 1℃ 낮아지면서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고랭지 무의 생산성이 지나치게 좋아졌다. 여기에 생산 면적까지 3% 늘어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1일 발표한 '농업관측'에서 올해 고랭지 무 생산량이 2만3000톤으로 평년보다 1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떨어지는 뭇값을 잡기 위해 생산량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강원도 등과 10억4000만 원을 들여 고랭지 무 8000톤을 산지 폐기한다. 정부 수매나 출하 촉진 같은 방법보다 차라리 밭을 갈아엎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의 고민은 올 들어 온난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수급 과잉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공급 과잉으로 산지 폐기된 작물은 배추는 4만6000톤, 무 2만 톤, 양파 9만3000톤, 마늘 2000톤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중장기적인 채소 수급 구조 개편을 위해, 전국 농가의 주요 채소 면적을 조사하고 과잉 공급이 우려되는 품목은 선제적으로 재배 면적 축소를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