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한국, 日에 소말리아·이라크보다 더 엄격한 규제

입력 2019-08-04 14:50 수정 2019-08-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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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시장 침투 영역 넓힌 석유화학·정밀화학연료 전략적 관리

▲서울 강남구가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테헤란로, 영동대로, 로데오거리 일대 만국기 중 일장기를 철거하고있다.(사진 =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가 일본 정부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테헤란로, 영동대로, 로데오거리 일대 만국기 중 일장기를 철거하고있다.(사진 = 연합뉴스)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만큼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동시 대(對)한국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수입 물품에 대한 전략적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특히 우리 정부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다’ 지역으로 격하하기로 해 일본으로 가는 수출품은 소말리아, 이라크 등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일본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석유제품(52억 1400만 달러)이며, 철강(40억 7300만 달러), 일반기계(30억 9500만 달러)가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는 12억 3800만 달러로 6위, 그 위로 농수산식품 20억 2600만 달러(5위), 석유화학 21억 4600만 달러(4위)다. 정밀화학원료도 지난해 12억 300만 달러(7위) 수출했다.

지난해 주요 20대 품목의 대(對) 일본 수출액은 244억 100만 달러이며, 대일 전체 품목수출액은 305억 2900만 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16.6%, 13.8% 증가했다.

5년 전과 비교해 일본에서 대한국 의존도가 높아진 품목들도 있다. 2014년 1~2위인 석유제품과 철강은 수출량이 다소 변화(석유제품 감소, 철강 증가)가 있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5년 전 7위(16억 3100만 달러)인 석유화학은 지난해 4위로 뛰어올랐다. 5년 전 대비 31.5% 수출량이 늘었다. 같은 기간 7억 600만 달러에 그쳤던 우리 정밀화학연료는 12억 300만 달러 58.2% 성장, 일본 시장에 침투하며 영역을 넓혔다. 석유화학과 정밀화학연료는 전략물자들이 많이 포진한 품목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500만 달러에서 7200만 달러로 14배 넘게 성장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 ‘가’ 지역에서 ‘다’ 지역으로 격하할 계획이다. 이달 2일 오전 일본의 백색국가 한국 제외 발표에 따라 우리 정부도 이날 오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응수했다.

특히 한국의 백색국가는 바세나르 체제(WA) 등 4대 국제수출통제에 가입한 가 지역(29개국)과 그렇지 않은 나 지역으로 이뤄져 있는데 다 지역을 신설해 일본을 강등시킬 계획으로 정부의 단호하고 강경한 대응이란 분석이다. 나 지역은 바세나르 체제(WA) 등 4대 국제수출통제에 가입하지 않는 나라들로 각 국가별 성향 등이 유사하진 않다.

중국, 홍콩, 베트남 등 우리와 활발한 교류를 하는 나라를 비롯해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의 국가도 포함돼 있다. 이를 고려할 때 다 지역으로 격하되는 일본은 우리나라로부터 나 지역 나라보다 더 심한 수출 규제를 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비전략물자 국가 등급인 캐치올제도에서도 일본이 강등될 전망이다. 현재 5개로 차등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캐치올제도에서 일본은 미국 등 29개국이 속한 가 지역에 속해 있다. 가 지역은 인지(Know), 통보(Inform) 요건만 적용되는데 다 지역으로 강등되면 의심(Suspect) 등의 요건이 추가돼 비 전략물자라 할지라도 우리 정부의 수출 허가가 더 강화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에 대한 수출품목 중 어떤 것을 통제 대상으로 하고, 절차는 어떻게 할지 등을 검토해서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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