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 별 볼일 없다”...글로벌 명차들, 2019 도쿄모터쇼 잇따라 불참 선언

입력 2019-07-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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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도쿄모터쇼 개최 당시 전시장 풍경. 올해는 독일 아우디와 BMW 등 유럽 명차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다. 블룸버그
▲2015 도쿄모터쇼 개최 당시 전시장 풍경. 올해는 독일 아우디와 BMW 등 유럽 명차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다. 블룸버그
2년에 한 번 열리는 일본 도쿄모터쇼가 ‘동네 잔치’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올해로 46회째를 맞는 도쿄모터쇼는 10월 24일부터 11월 4일까지 도쿄 빅사이트 아오미 전시장에서 열린다. 그러나 해외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일본 자동차 시장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올해는 독일 명차 업체들을 비롯해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행사를 주최하는 일본자동차공업회가 30일 발표한 도쿄모터쇼 개최 개요에 따르면 참가 예정인 해외 업체는 독일 메르세데스와 알피나, 프랑스 르노 등 몇몇 회사뿐이다. 그동안 도쿄모터쇼에 단골로 참가하던 독일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 스웨덴 볼보 등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업체들의 잇단 불참 선언에 주최 측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야마기시 다쓰로 일본자동차공업회 대변인은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불참 배경에 대해 “해외 제조사들 사이에서 일본의 우선 순위가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 자료에 따르면 작년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35만1020대였다. 지난 10년 간 30% 이상 증가하긴 했지만, 연간 8000만 대 넘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세계 시장 전체로 보면 매우 작은 수치라는 지적이다.

야마기시 일본자동차공업회 대변인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고 그 다음 해에 열린 2009년 도쿄모터쇼 때 해외 기업들이 일제히 불참했고, 포드자동차 등 미국 주요 업체들은 그 이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폭스바겐그룹 재팬의 야마가미 고헤이 대변인은 “모터쇼 개최 시 일본 시장 전용으로 내놓을 신차가 없어서 참가를 보류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도쿄모터쇼에 불참하는 건 200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BMW의 가지 아미코 대변인은 “도쿄모터쇼 개최 시기에 인근 대형 쇼룸에서 이벤트를 열 예정이어서 이번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들의 향연인 모터쇼에서 인기 차들이 빠지면서 일각에서는 ‘동네 잔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참가 업체 명단에서 메르세데스와 르노 등을 빼면 승용차 부문과 상용차 부문, 차체 부문 모두 일본 업체뿐이다.

더구나 올해는 ‘한일 갈등’ 악재도 겹쳤다. 일본은 7월부터 대한국 첨단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조만간 수출 절차 우대국인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방침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 반일 감정이 격해졌고, 일본과 관련된 모든 제품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도쿄모터쇼 참가 계획을 접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0년 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차는 이번에 참가를 추진했으나 최근 불참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다만, 현대차는 불참 이유에 대해 일본 경제 보복 사태에 따른 조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행사가 열리는 도쿄빅사이트는 내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준비 때문에 일부를 사용할 수 없어서 여러 장소를 셔틀 버스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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