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칩 재고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인데, 한일 갈등의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의 경우 강력한 ‘매수’ 추천을 뜻하는 ‘컨빅션 리스트’에 올렸다. 또한 KLA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마크 델라니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의 과잉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6월 일본 도시바메모리의 욧카이치 공장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생산이 중단된 데다 한일 갈등에 따른 사재기로 재고 소진 흐름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과도한 재고 탓에 단기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메모리업체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다. 2020년이나 돼야 초과 공급분이 줄어들면서 공급과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낸드 재고의 빠른 소진으로 올 3분기부터 반도체 값이 오르고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한편,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낸드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감산하지 않은 채 오른 가격을 누릴 수 있는 마이크론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평가했다.
델라니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 보낸 투자메모에서 “마이크론이 가장 기대주”라며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40달러에서 56달러로 높였다. 새 목표주가는 6월말 주가보다 40% 이상 높다.
웨스턴디지털의 목표 주가도 46달러에서 54달러로 올렸다.
이날 마이크론, 어플라이드머티리얼, KLA, 램 주가는 각각 3.7%, 6.1%, 3.9%, 4.4% 뛰었다. 미국 증시도 기업 실적 기대감과 함께 골드만삭스의 반도체 재고 감소 전망에 힘입어 3대 지수가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