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건설업계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재건축·재개발 수주액은 총 5조4761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수주액인 5조3082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반기 수주액만 놓고 보면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1조 원을 돌파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6곳의 정비사업을 따내며 총 1조5553억 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경기 과천 주암마을 재개발(2759억 원)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1167억 원) △서울 강서구 등촌1구역 재건축(1242억 원) △대주 중구 78태평상가아파트 가로주택정비(1090억 원) △경기 평택 합정주공 재건축(3759억 원) △인천 화수화평 재개발(5541억 원) 등을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정비사업장 규모와는 상관없이 공격적인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건설에 이어 포스코건설은 올 상반기 9937억 원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포스코건설은 △대구 중리지구아파트 재건축(3168억 원) △서울 잠원 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1114억 원) △부산 부곡2구격 재개발(1405억 원) △제주 이도주공1단지 재건축(2300억 원) △춘천 소양촉진2구역(1950억 원) 등 전국 각지에서 골고루 수주고를 기록했다.
3083억 원 규모의 서울 신당8구역 재개발사업과 대전 삼성4구역 재개발(2857억 원) 사업 등 4건을 수주한 대림산업이 8850억 원의 수주액으로 3위에 올랐고,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2748억 원) 등 3개 사업장을 접수한 GS건설은 7089억 원의 일감을 확보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이외에도 롯데건설이 3979억 원, 대우건설 3231억 원, SK건설 3101억 원, HDC현대산업개발 2066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946억 원 등을 수주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도시정비사업의 강자 중 한 곳인 대우건설은 상반기에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등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공을 들였지만 1곳만 수주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다만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놓고 맞붙고 있어 이 사업 수주 여부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의 수주전은 더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기존에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지 않던 소규모 사업장들에도 대형 건설사들이 자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17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9조2184억 원에 달했지만 재건축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난해에는 10조2486억 원으로 반토박이 났다. 올해도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 대형 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어 벌써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그 중 최대어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재개발)으로 사업비만 약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지다. 다만 건폐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따라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사업비가 9000억 원에 달하는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도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사업지로 꼽힌다.
한 대형건설사 영업본부 관계자는 “최근 해외사업 수주가 살아나지 않고 SOC(사회간접자본) 사업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도시정비사업의 수주전에 공을 많이 들일 수밖에 없다”며 “올해도 연기되는 사업장이 많을 것으로 보여 남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수주전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