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여야5당의 싱크탱크는 2일 국회 신뢰도 회복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여야 싱크탱크가 공동 연구와 실무협의체를 함께 조성한 것은 국회 역사상 처음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산하 정책연구원인 박진 국회미래연구원 원장, 여야5당 정책연구원 원장(양정철 민주연구원ㆍ김세연 여의도연구원ㆍ홍경준 바른미래연구원ㆍ천정배 민주평화정책연구원ㆍ김정진 정의정책연구소)은 이날 오찬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정치개혁은 국회 개혁으로, 정당 개혁은 선거 개혁이 요체다. 정당 개혁은 공천 개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국회 개혁 관련 아젠다를 공동으로 많이 발굴하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진 국회 미래연구원장은 오찬 회동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각 정당의 정책연구소가 여야 협치를 초당파적 안건을 설정하고 토론과 합의를 통한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와 여야 5당 정당 연구원은 올해 안에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을 주제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중간 점검 성격의 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방자치단체 산하 연구기관과의 다자 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공동의 정책 개발과 세미나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실무협의체는 각 연구원의 실장급이 참여한다. 정영훈 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각 연구원장도 흔쾌하게 동의했다"며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만남이 가능하도록 실무협의체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찬 회동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부임 이후 미래연구원이 "초당적인 정책 공조를 해보자"고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양 원장은 이날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정당끼리 서로 대립할 수 있지만, 정당 싱크탱크는 정책과 비전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각 당이 처한 입장과는 별개로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게 된 것이 국회와 정당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작은 신경전도 있었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은 "민주연구원이 '총선 병참기지'로 불리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의도연구원은 한국당의 혁신본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김세연 원장의 '총선 혁신본부' 답변을 전해 듣고 "우리는 뒤에서 백업하는 병참기지인데, 혁신본부는 깃발을 들고 앞에 나가는 것 아니냐. 더 멋있어 보인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