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은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국제자산신탁의 경영권 지분 65.74%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국제자산신탁의 대주주인 유재은 회장(55.7%)과 자녀 유재영(10.0%) 씨가 보유한 지분 전량이다.
이번 인수는 신한금융이 아시아신탁을 인수할 때 썼던 방식처럼 지분을 나눠 진행된다. 국제자산신탁이 아시아신탁과 몸집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유 회장 측의 44.47% 지분만 우선으로 인수하고, 나머지 21.27%는 3년 뒤 취득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자회사 편입 기준(발행주식 수의 50% 이상)은 기존에 우리은행이 들고 있던 국제자산신탁 지분 6.54%를 인수해 충족시킬 계획이다. 조만간 유 회장 측과 인수에 필요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는 우리금융의 손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안도 의결했다. 금융지주법상 손자회사에 대한 업종 제한을 피하고 그룹 시너지를 높인다는 차원에서다.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도 정리된다.
편입이 완료되는 9월부터 우리금융은 일정 부분 지주그룹의 모양새를 취하게 된다. 우리금융 아래로 우리은행을 비롯해 비은행 계열사인 카드, 종금, 부동산신탁, 자산운용사가 깔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이다. 껍데기만 지주사인 모습도 탈피한다.
우리금융의 M&A는 손태승 회장이 예고한 대로 차례로 진행되고 있어, 다음 인수 대상은 캐피탈, 저축은행이 유력하다. 아주저축은행을 100% 보유한 아주캐피탈을 통해 한 번에 가져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을 보유한 사모펀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내 캐피탈까지 인수를 완료하면 몸집이 작은 비은행 계열사를 먼저 편입해 지주사 체제를 만들겠다는 손 회장의 계획이 이뤄지게 된다.
그룹 모양이 얼추 완성되는 내년 이후로는 덩치가 큰 보험사와 증권사 매물도 레이더망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지주 출범 후 1년간 제약되는 자본출자여력 한계로 이들의 인수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인수 과정에서 드는 비용 문제는 중간배당과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해 우회적으로 해소했다. 12일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에 6760억 원 규모의 중간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아울러 13일에는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하고 21일에는 5000억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계획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도 캐피탈, 저축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부문 확충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