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제약회사 직원 A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2012년 한 내과 병원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제약회사의 의약품 처방을 촉진할 목적으로 병원장 B 씨에게 80만 원 상당의 식사교환권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A 씨가 제공한 금품이 약사법에서 허용하는 합법적인 범위인지가 쟁점이 됐다.
약사법 제47조 2항은 제약회사가 의사ㆍ약사 등에게 금전ㆍ향응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견본품 제공, 학술대회 지원,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대금결제조건에 따른 비용할인, 시판 후 조사 등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제외한다. 제품설명회의 경우 시행령에서 참석한 의사 1인당 10만 원의 식사교환권 지급이 허용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A 씨는 한국제약협회의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및 세부운용기준에 따라 제공할 수 있는 식대 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피고인이 식사교환권을 제공할 수 있는 기준인 제품설명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품설명회를 했다고 해도 1인당 10만 원이 합법적이지만 참석하지 않은 의사들까지 포함해 80만 원을 제공했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해당 병원에는 9~10명 정도의 의사가 근무 중이며 일반적으로 제품설명회 이후에 의사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약사법 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