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주고받는 등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음에 따라 북미 비핵화협상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냈다”며 “최고 영도자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면서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신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바 있어, 이번 친서는 그에 대한 답신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서 외교’에 대해 청와대는 대화를 위한 북미 정상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정부는 북미 정상 간 진행되는 친서 교환이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우리 정부는 한미 간 소통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한·노르웨이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관련해 “미국이 대강의 내용을 알려줬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면서 “아주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북미 대화 재개를 기대했다.
특히 이번 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중 한러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의중을 판단할 좋은 기회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말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지난 20∼21일에는 시 주석을 평양으로 초청해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달 말 이뤄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 전략 등 사전 조율을 위해 이번 주 방한한다. 외교가는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한·스웨덴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구체적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의 방한 기간 방한 기간에 북미 실무협상이 이뤄진다면 북미 핵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