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서 16일(현지시간) 오전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양국 간 상호배전시스템 고장이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사이버 테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6분께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 전기 공급이 중단돼 약 4800만 명이 불편을 겪었다. 정전으로 교통 신호등에 불이 꺼지고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지하철은 운행이 중단됐다. 수돗물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가정용 의료기기에 의존하던 환자들은 자가 발전기를 보유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휴대전화 불빛 아래 투표를 하기도 했다.
정전 직후 아르헨티나의 전력공급업체인 에데수르(Edesur)는 “전력 상호접속시스템 고장으로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전역에 전기공급이 끊겼다”며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쪽으로 450㎞ 떨어진 곳에 있는 살토 그란데 댐의 수력발전 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고 있다.
우루과이의 국영전력회사인 UTE는 아르헨티나 배전시스템 고장으로 전력이 끊겼다며 정전 원인이 아르헨티나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의 전력망은 수년간 전력 요금이 거의 동결된 가운데 변전소와 전력선 노후화 등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다.
하지만 여러 국가가 전력원을 공유하는 남미에서 전력 배송 설비 노후화로 인한 정전은 종종 발생했지만 2개국 전역에 전기공급이 한순간에 끊긴 것은 이례적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아르헨티나 정부는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구스타보 로페테기 아르헨티나 에너지부 장관은 “연쇄 정전은 비정상적”이라며 “사이버 공격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오늘 아침 해안지역의 배전시스템 결함이 전국적인 정전을 야기했다”면서도 “전례 없는 이번 정전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정전은 파라과이, 브라질, 칠레 등 인접 국가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브라질과 칠레는 정전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들어 아르헨티나 절반가량의 지역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으며, 우루과이는 대부분 지역이 복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