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투데이가 입수한 푸르지오 브랜드북 자료를 보면 대우건설은 올해 4월 아파트 대표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리뉴얼하면서 펫네임 배치도 새롭게 구상했다. 펫네임이란 건설사가 아파트 단지의 특성을 강조하고자 브랜드 앞 또는 뒤에 붙이는 이름을 말한다.
먼저 대우건설은 단지명 조합 순서를 ‘지역명+펫네임+푸르지오’에서 ‘지역명+푸르지오+펫네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푸르지오’를 가운데 배치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입주민에게 신뢰감을 더한다는 취지를 담은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더 블랙(the Black) △더 베뉴(the Venue) △파크세븐(Park 7) △쿼츠(Quartz) △노빌리스(Nobilis) △월드마크(Worldmark) 등의 펫네임을 새롭게 구상했다.
그러면서 명명체계 예시로 ‘행당 푸르지오 파크세븐’, ‘검단 푸르지오 더 베뉴’, ‘송도 푸르지오 쿼츠’, ‘하남 푸르지오 노빌리스’ 등 새 단지명을 아이디어로 냈다. 기존 대표적인 펫네임인 센트럴, 파크, 퍼스트 등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이 가운데 ‘파크세븐’은 대우건설이 2017년에 수주한 행당7구역 단지에 ‘푸르지오 파크세븐’으로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합 측에서는 “분양 시기, 단지명 모두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더 베뉴’는 올해 초에 분양한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입주 예정자들이 새로운 펫네임으로 교체해줄 것을 대우건설에 요청한 상태다. 이 단지는 대우건설이 브랜드 리뉴얼을 발표하기 불과 두 달 전에 분양했다. 그러다 보니 기존 펫네임인 ‘센트럴’이 단지명에 배치됐다.
단지 입주예정자는 “검단센트럴푸르지오로 분양받았는데 브랜드를 리뉴얼하면 결국 이 아파트는 구형 아파트가 되는 것”이라며 “대우건설 측에서 입주민 80%의 동의를 얻으면 변경이 어렵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고, 현재 50%의 동의서가 모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명명 변경은 입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고 분양이 마무리됐을 때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브랜드 아파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브랜드 단지일수록 구형보다 신형을 선호하고, 또 이 차이가 추후에 매매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이외 대형 건설사들도 브랜드에 펫네임을 붙여 단지 특성을 강조한다. 롯데건설의 경우 ‘골드’, ‘베네치아’, ‘프레지던트’, ‘탑클래스’ 등의 펫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펫네임은 해당 단지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브랜드 단지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며 “때문에 어두운 이미지의 단어보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남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브랜드 단지는 매매할 때 브랜드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일반 제품을 봤을 때도 예를 들어 삼성, LG 마크가 붙여져 있으면 소비자가 제품을 인식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리뉴얼한 브랜드를 붙인다는 것은 그만큼 아파트가 신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매매가에 몇 퍼센트 영향을 준다고 단정 짓기 어렵지만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고, 입주예정자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요청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펫네임은 용역사에서 샘플로 제시한 것”이라며 “디자인, 글씨체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기 위해 예시를 보여 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