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을 둘러싼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이 노노(勞勞)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파업 참가 여부와 관련해 노조 내부에서 폭행 사건이 벌어지는 등 분위기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3일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조원들이 파업에 불참한 동료를 상대로 '파업 불참 이유'를 추궁하다 집단 구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은 노조가 "물적분할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한 날이다.
폭력 사태 발생은 노노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이 회사 익명의 노조원은 원고지 5매(1000자) 분량의 글을 한 임원에게 보냈다.
그는 "조합원들을 모아놓고 집회를 할때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꼈다"며 "(민노총은) 쇠파이프를 들라는 선동을 서슴없이 했다"고 했다. 이어 "생존권 사수라는 절박함은 폭력으로 지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을 폭력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려는 것이 마치 이번 파업 이후의 일들을 준비하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자유게시판에서도 파업을 비판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노조원은 "어찌 (파업의) 대상이 바뀐 것 같다"면서 "회사와 싸우는 것인지 노동자를 잡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노조원도 "(현장이) 무법천지"라며 "어찌 이런 일이 노조를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폭력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선전 담당 노조 대의원이 (폭행 당했다는) 조합원과 이야기 하던 중 발생한 일"이라며 "오히려 그 조합원이 먼저 폭력을 행사했고, 이를 제지하면서 충돌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부분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부분 파업을 이어가며 향후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금속노조 법률원과 함께 물적분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며 "파업은 장기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부분파업으로) 파업 수위를 낮추면서 투쟁 동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