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당국이 커피를 ‘암 유발’ 경고문 부착 품목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타벅스와 타깃, 네슬레와 아마존닷컴 등 커피 체인과 소매업체들은 8년간 ‘개정 65조’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캘리포니아 주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소송에 시달려 왔다.
개정 65조는 암이나 선천적 결함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품에는 경고문을 부착해 소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는 규정이다.
캘리포니아 시민단체인 독성물질교육조사위원회(CERT)가 지난 2010년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건에 대해 지난해 3월 LA카운티 고등법원의 엘리후 벌리 판사는 커피에 의무적으로 암 유발 경고문이 부착돼야 한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벌리 판사는 커피가 암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커피 로스팅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를 미량 생산하고 있어서 경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건은 주 당국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계류 중인 상태였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6월 “1000건 이상의 연구를 조사한 결과 커피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논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려 논란을 촉발했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환경건강유해성평가국(OEHHA)이 1년 간 공청회 등을 거쳐 이날 커피를 대상 품목에서 최종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결정에 대한 효력은 10월 1일부터 발생한다.
미국커피협회의 윌리엄 머레이 회장은 “이날 결정은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이 잠에서 깨어나 커피의 향과 맛을 주저 없이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며 환영했다.
한편 커피 애호가들이 안도의 한숨을 쉴 새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커피가 뇌졸중이나 심장발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러나 영국심장혈관학회에서 전날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하루 25잔까지 커피를 마셔도 동맥에 해로울 것이 없다는 내용이 제기됐다.
영국 런던퀸메리대학 연구진은 8412명을 대상으로 커피를 하루 한 잔 미만, 1~3잔, 3잔 이상 마시는 3개 그룹으로 나눠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적외선 맥파 검사를 실시했다. 세 번째 그룹에는 하루 25잔을 마시는 사람도 포함됐으며 그 이상은 제외됐다.
연구진은 나이와 성별 인종 흡연여부와 체중 혈압 식습관과 평소 알코올 섭취량 등 여러 요소도 비교 검토했다. 그 결과 하루 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한 잔이나 그 미만을 마시는 사람보다 동맥경화 위험성이 뚜렷하게 커지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케네스 펑 런던퀸메리대학 교수는 “사람들에게 하루 커피 25잔을 마시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커피를 조금 마시는 사람보다 동맥경화 위험이 높지는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