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열곳 중 세곳은 벌어서 이자도 못갚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불안이 지속되면서 향후 먹거리에 대한 투자보다는 안전경영에 치중하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실제 총자산 증가세은 4년만에 꺾였고, 부채비율은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도 전년 645.5%에서 588.4%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무차입경영 기업 비중은 2.3%포인트 감소한 14.4%를, 500% 이상 기업 비중은 4.9%포인트 줄어든 38.8%를 기록했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아지고 금융비용 부담률이 커지면서 이자보상비율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증가율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직전년 9.8%에서 4.5%로, 비제조업은 9.9%에서 3.8%로 각각 하락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19.9%→3.1%)는 수출증가폭 감소로, 기타기계·장비(18.6%→-2.0%)는 발전플랜트 수주 감소와 공급과잉에 따른 디스플레이업종의 발주량 감소, 1차금속제품의 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각각 부진했다. 건설(11.7%→-1.2%)은 건설기성의 마이너스 전환으로, 도·소매(10.1%→5.2%)는 이마트·롯데마트 등 할인점 매출 부진 및 수입차판매액 둔화로 하락했다.
참고로 기업의 총매출액 규모는 2700조원 수준이다. 이중 4대 기업(삼성전자 170조원, 한국전력 60조원, 현대자동차 43조원, SK하이닉스 40조원) 비중은 10%가 넘는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 7.3%에서 6.9%로 떨어졌다. 즉, 1000원어치를 팔아 69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부채비율은 95.7%에서 91.5%로, 차입금의존도는 26.0%에서 25.6%로 각각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2007년(85.3%) 이후, 차입금의존도는 2010년(24.0%) 이후 각각 최저치다.
이 팀장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유형자산증가율은 높은 편이다. 개별업종별로 봐야한다. 실제 전기장비(1.8→9.9%)는 투자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외부감사를 받는 3만1500여개 외감기업 중 2만4539개를 대상으로 개별 제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