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협상 타결을 원할 수 있지만 우리는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는 앞으로 상당히 많이, 또 쉽게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또다시 밝힌 것이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 등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나라로 옮겨가고 있다며 “중국과 무역협상을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미국과 중국, 양대 경제대국이 결국 무역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수만 달러에 달하는 관세 부담을 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타결 기대를 키웠다.
이런 트럼프의 ‘양동작전’을 두고 중국은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여러 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곧 협상이 타결될 것처럼 얘기하다가도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고도 얘기한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 양국의 차이는 우호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UBS의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책임자인 탄민란은 이날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미중 어느 쪽도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한 고통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이 대치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경제가 버틸만해 합의를 위해 서둘러야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설명이다.
탄은 “아마 2020년 직전에야 합의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원할 것이라는 점, 중국 지도부도 추가적인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점을 그 배경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