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은퇴식 눈물 "제대로 자본 적 없어…잠 편히 자보고 싶다"

입력 2019-05-16 15:04 수정 2019-05-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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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여제' 이상화가 눈물의 은퇴식을 가졌다.

이상화는 16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진행된 은퇴식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이별을 고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전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이상화는 2014 소치 올림픽에서 500m 2연패를 달성했고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여러 부상을 이겨내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라이벌 고다이라(일본)에게 금메달을 내주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자간담회에서 이상화는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잘 정리해서 말해야 할지 며칠 동안 고민했다. 너무 떨리고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 간략하게 준비했다"라며 "열다섯살 때 처음 국가대표 선수가 되던 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막내로 출전해 정신없이 빙판에서 넘어지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벌써 17년이 지났다. 선수로 뛰기에 많은 나이가 됐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17년 전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개인적으로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 세계신기록 보유였다"라며 "해야 한다는,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왔다"라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이상화는 "목표를 다 이룬 후에도 국가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받은 사랑에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항상 무릎이 문제였다. 마음과 다르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라며 "수술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지만, 수술을 하면 선수로 뛸 수 없다고 했다. 힘든 재활과 약물 치료로 싸움을 계속했지만 제 몸은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았고, 스케이트 경기를 위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 자신에 대해 실망했다"라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상화는 "국민들이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 줄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었다. 항상 '빙속 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살아있는 전설'로 기억되고 싶다. 노력하고,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선수"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욕심이지만 영원히 안 깨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깨지겠지만 1년 정도는 유지됐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가장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해 "잠을 편히 자보고 싶다. 평창올림픽 이후 알람을 끄고 생활할 것이라고 했는데, 하루 이틀 밖에 못 갔다. 운동을 하느라"라며 "편히 자고 싶다. 은퇴식 앞두고 착잡하고 힘들었다. 은퇴 발표를 하면서 선수 이상화는 사라졌으니 일반인으로 돌아가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는 "은퇴함으로써 스피드스케이팅이 비인기 종목으로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후배들을 위해서 지도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해설자나 코치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500m 은메달을 획득하며 '빙속 여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선수다. 최근 추성훈, 광희가 소속된 본부이엔티와 전속 계약을 맺어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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