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손해보험 업계의 격전지로 떠오른 인(人)보험시장에서 ‘나홀로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이달 ‘효도플랜’을 출시하는 등 뒤늦은 점유율 회복에 나섰지만, 단기간 판매 확대로 인한 부작용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보험이란 질병보험이나 상해보험, 어린이보험을 비롯해 이를 포함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 등을 말한다. 현재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보다 손해율이 낮아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14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누적 기준 주요 손해보험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가운데 현대해상만 전년 대비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메리츠화재가 인보험 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주요 손보사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일제히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현대해상을 제외한 손보사들은 회복에 성공했다. 현대해상만 3년째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는 인보험 시장이 성장할 때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돋보적이었던 어린이보험 점유율 1위 자리를 메리츠화재에 뺏긴 영향도 크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부터 인보험 강화 정책을 펼치며 보험법인대리점(GA)과의 협업을 강화했다.
다른 손보사들은 발 빠른 대처로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시책 등으로 GA(법인보험대리점)와의 협업을 강화했고, DB손해보험은 올 초부터 설계사 수당체계를 메리츠화재 식으로 변경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른 손보사들도 인보험 확대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했지만, 곧바로 대응책을 준비했고 주춤한 현대해상은 선제 대응에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기감을 느낀 현대해상은 이달 들어 ‘효도플랜’을 출시, 대대적인 절판 마케팅에 들어갔다. 실적 채우기에 나선 것이다. 이 플랜은 이달 50~69세 유병자를 대상으로 17일까지만 판매되는 특판 상품이다. 특판 상품은 통상 단기간 내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이 점유율 회복을 위한 무리한 영업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해상의 경우 점유율 회복이 시급하지만 무리한 판매 확대는 재무건전성 악화나 작성계약(가짜 계약) 등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인보험 매출은 지난달 누적 기준 2043억 원으로 전년(1734억 원) 대비 1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17년과 비교했을 때는 50.4% 증가할 만큼 손보사들은 경쟁적으로 인보험 매출을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