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업들의 높은 부채가 경기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부채가 세전영업이익의 4배를 넘은 회사 대출이 20.1% 급증했다. 상당 규모의 대출이 부채가 세전영업이익의 6배를 초과하는 회사에 이뤄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준 내 금융안정위원회를 이끄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작년 말부터 금융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자산 가격 상승과 높은 부채로 주택 및 은행 부문의 취약성이 높아졌다”며 “위험도가 현재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업들의 높은 부채율도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달 국제통화기금(IMF)도 기업 부채 수준이 경기 침체를 증폭시킬 만큼 위협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기업 부채 관련 위험성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최근 몇 달간 여러 차례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만일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만일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면 근로자를 해고하고 투자비용을 줄일 것이다. 이런 흐름이 다음 경기 침체를 더 깊은 불경기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주요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레버리지 대출이 경제의 주요한 위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준은 이날 별도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선순위 대출 담당관들이 대출 기준에 거의 변화가 없다고 보고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연준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은행들은 대출 기준을 완화해 왔다. 보고서는 “상장된 비금융회사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지난 2년 동안 부채 부담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회사는 레버리지가 높고 이자 비용 비율이 높으며 현금 보유량이 낮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및 미중 무역 갈등 심화 위험성을 경고했다. 올 상반기 경제에 가장 큰 위협 요소는 미중 무역 긴장이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