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중도좌파인 집권 사회노동당(PSOE)이 득표율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CNBC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프랑코의 철권통치 종식 이후 44년 만에 최초로 극우 정당의 원내 진출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CNBC는 95%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PSOE가 하원 전체 350석 중 123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가져가지 못함에 따라 총선 후 정부 구성을 놓고 정파 간 이합집산이 이어질 전망이다. 극우정당 복스(Vox)는 24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에서 극우를 표방한 정당이 하원에 입성한 것은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오랜 철권통치에 신음한 스페인에서는 1975년 프랑코 사망 이후 민주헌법을 회복한 이래 강한 극우 견제심리가 발동, 극우가 의회에 진출한 역사가 없다.
그러나 유럽 전체에 불어닥친 강력한 극우·포퓰리즘 기류가 스페인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 선거 결과 나타났다.
2016년 총선에서 복스가 0.2%의 미미한 득표로 원내진출에 실패한 것을 돌이켜보면 3년 사이 복스의 득표율은 50배 이상 급등했다.
복스의 이런 약진은 카탈루냐 분리독립 추진에 대한 관심 고조와 우파 유권자들의 국민당 심판론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CNBC는 평가했다.
복스는 총선 과정에서 사회당 정부의 포용적 이민정책과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에 강하게 반대했다. 낙태법 강화, 가정폭력 방지법 폐지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