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33번 채웠다”…정유업계 수출량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입력 2019-04-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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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울산 중질유분해공장(FCC) 야경.(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울산 중질유분해공장(FCC) 야경.(사진 제공=SK이노베이션)

지난 1분기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이 역대 1분기 수출물량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1억1964만 배럴로 집계됐다.

2년 전인 2017년 1분기에 1억1772만 배럴을 기록한 후 지난해 1분기에는 다소 주춤했지만 다시 수출물량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수출량은 63빌딩 기준으로 33번 채울 수 있는 양이며, 2리터 생수병을 기준으로 하면 95억 1054만 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 대외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수출량이 증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수출국 다변화’다.

지난 1분기에 비해 정유사가 수출하는 국가는 44개국에서 59개국으로 34.1%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1분기에 토고, 몰타, 에쿠아도르 등으로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수출해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지중해, 남미 등지로 수출국을 다변화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통상 1분기는 석유제품 수요의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에서 대외 악조건 속에서도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액은 휘발유 등 국제 석유제품가격 약세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84억 9741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배럴 당 63.9달러에서 올해 1분기 배럴 당 63.5달러로 변동 폭이 미미하나 정유사의 주요 수출 제품인 국제휘발유(92RON) 및 국제경유(0.001%) 가격은 각각 12.8%, 2.4%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정유 4사의 1분기 수출 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5.3% 하락한 배럴 당 71.0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석유제품 수출물량 기준으로 우리나라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은 중국이었다.

지난해 1분기 수출국 6위였던 대만과 11위였던 미국은 호주, 싱가폴 등을 제치고 각각 3위와 5위로 올라섰다.

대만은 지난해 초 발생한 디젤생산시설 화재의 여파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해서 우리나라에서 경유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서의 항공유 수입물량이 지난해 1분기 대비 4배가량 증가하면서 지난해 1분기 11위에서 올해 1분기 5위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섰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수출물량의 39.8%인 4762만5000배럴로 가장 많았다. 이어 휘발유(19.7%), 항공유(17.8%), 나프타(9%) 순으로 나타났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성장률 전망이 잇달아 하향조정 되고,주요 산업 위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유업계는 수출국 다변화와 수출물량 증대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2분기에는 국제유가 강세와 정제마진 개선으로 수출 체질도 개선될 것”이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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