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비둘기파’ 연준에도 2년 만의 최고치 육박

입력 2019-04-22 09:58 수정 2019-04-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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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견실한 성장세 지속에 달러화로 자금 유입 계속돼…투자자들, 신흥국은 선별적으로 접근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이 계속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2년만의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가 산출하는 ICE달러인덱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97.40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0.2%포인트만 더 오르면 2017년 6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게 된다.

달러화는 개별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다. 유로화에 대해선 1.12달러, 일본 엔화에 대해선 112엔 정도로 연중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올해는 이를 중단한 상태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올해는 금리 인상이 더이상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반적으로 연준이 금융완화적인 자세를 보이면 미국 장기금리에 제동이 걸리고, 금리 차이를 의식해 달러화 매수세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 경제가 내수를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경기 둔화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완전히 경기 둔화 불안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유럽과 일본은 경기 둔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연내 금리 인상을 포기하면서 유럽 장기금리의 지표인 ‘독일 국채(분트)’ 금리는 미국보다 더 떨어졌다. 이에 미국이 금리를 동결해도 다른 통화와의 금리차가 축소할 것이라도 기대도 후퇴하고 있다. 그만큼 외환시장에서 자금이 미국으로 향하기가 더욱 쉬워지게 됐다는 의미다.

다만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정치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일부 신흥국 통화는 다시 하락 압력이 커지는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신흥국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들어 달러화 대비 약 10% 하락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기 침체로 페소화에 대량의 매도세가 유입돼 물가상승률이 치솟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터키 리라화 가치도 올해 약 9% 하락해 6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외환보유고 부족 사태를 우려해 시장이 크게 요동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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