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모이니헌 BoA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5월 1일부터 BoA의 최저시급을 17달러로 인상하고 나서 2년 안에 이를 20달러까지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BoA에 근무하는 20만5000명 직원이 임금 인상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BoA의 현 최저시급은 15달러다.
모이니헌 CEO는 “BoA에 취직하면 연간 4만1000달러(약 4673만 원)를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주 40시간 근로 기준 최저시급이 20달러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연봉이다. 최저시급 인상 이유를 묻자 그는 “BoA의 성공을 직원들과도 공유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시급 인상뿐만 아니라 저임금 직원들의 건강보험 비용도 동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CNBC는 BoA의 최저시급 인상 발표는 미국 하원 청문회 출석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이니헌 CEO와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를 비롯한 미국 5대 은행 CEO가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2020년 선거를 앞두고 소득 불평등이 뜨거운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경영진과 직원 간 임금 격차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자 최저시급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JP모건도 최근 직원 최저시급을 16.40달러에서 18달러로 인상했다.
미국 은행들의 낮은 최저시급 문제는 6년 전부터 제기됐다. 은행 관련 시민단체 베터뱅크스가 201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시중은행에서 근무하는 텔러의 3분의 1이 ‘메디케어(미국 저소득층 의료보험)’ 등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그만큼 텔러들의 임금이 열악하다는 의미다. 해당 보고서가 발표된 뒤에 몇몇 은행이 텔러 등 직원 임금을 인상하기는 했지만 BoA는 2017년 들어서야 최저시급을 13.50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했다. 그 뒤로 2년 만에 다시 최저시급을 인상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경영진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CNBC에 따르면 모이니헌 CEO는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순이익을 낸 공로를 인정받아 총 265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 인상된 금액이다. 다이먼 CEO의 연봉은 31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