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들의 우주개발 경쟁이 인재 쟁탈전으로 번지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 출신 인재를 영입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CNBC는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조스 CEO가 스페이스X에서 쫓겨난 라지프 바달 전 부사장을 자신이 설립한 민간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에 영입했다고 전했다. 바달 전 부사장은 스페이스X에서 ‘스타 링크(Star Link)’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핵심 인물이다. 스타 링크 프로젝트는 저궤도 인공위성을 1만2000대 띄워 1기가비피에스(Gbps)급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프로젝트 개발 속도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팀을 개편하는 동시에 바달 전 부사장도 해고했다.
CNBC는 프로젝트 퀴퍼에 대한 FCC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2~3년이 걸릴 것이라며 베이조스는 공격적인 인재 영입으로 스페이스X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회사 방침상 인사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겠다”면서 “우리는 프로젝트 퀴퍼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우주 산업 전반에 걸쳐 최고의 전문가를 모으는 중”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인공위성 제조 계획과 서비스 개시 시점 등 프로젝트 퀴퍼의 구체적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아마존과 스페이스X 등 기업이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구축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것은 해당 사업이 ‘미래의 골드러시’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선두주자인 스페이스X는 이미 지난해 2월 두 대의 실험용 스타 링크 위성을 쏘아 올렸다. 소프트뱅크와 에어버스, 퀄컴 등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원웹은 지난달 6개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ARK인베스트의 샘 코러스 투자전략가는 “인공위성을 통한 글로벌 인터넷망 구축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엄청난 기회”라며 “베이조스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건 이 사업의 미래 가치가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