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올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증시가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 역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 업종지수는 올들어 14% 가량(1일 종가 기준) 상승했다.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5%) 보다 오름세가 크다. 당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던 국내 증시가 1분기 들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증권업종에 대한 투심 역시 회복되는 모습이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최고 7000억 원(연결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약 10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을 야기했던 트레이딩 환경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헤지 운용 환경을 살펴보면, 기초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변동성은 일정하게 유지됐다”며 “회사별 세부 전략이 상이해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증권사들의 성과도 전 분기 대비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도 양호한 실적이 가능할 전망이다. 1분기 일 평균 거래대금이 9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6.9% 늘었으며, 신용공여잔고도 10조4000억원으로 10.4% 증가했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증시와 매크로 흐름으로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브로커리지·PI부문의 회복이 예상된다”며 “순수수료이익은 전분기대비 12.7%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증권사가 보유한 주식 관련 자산 평가손익도 회복될 전망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는 해외 주요 주식시장 급락 영향으로 관련 평가손실도 실적 악화의 주요인 중 하나라 작용했다”며 “올 1분기에는 주식시장 회복에 따른 평가이익 반영과 보유 중인 주식관련 자산에서 배당금이 유입됐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호황으로 지난 2007년 1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서는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증시 급등과 대북테마의 효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상당히 좋았다”면서 “올해 1분기의 경우 전분기 쇼크에서 벗어난다는 점에 의의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