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저궤도 위성을 격추할 수 있는 수준의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뉴델리 현지 뉴스 채널의 대국민 연설을 통해 300km 상공에 있는 저궤도 인공위성을 미사일로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인도는 선진국만의 전유물이었던 우주개발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위성 요격무기(ASAT) 실험에 성공하면서 우주 과학 분야에서 ‘슈퍼 리그’에 입성하게 됐다”며 “이는 인도에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앞으로 더 강하고 안전한, 평화를 생각하는 나라가 되겠다”며 기쁨을 표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 이전 첫 유인우주선 발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션 샤크티(Mission Shakti)’로 불린 이번 실험은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인도는 이번 실험으로 전 세계에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습이지만 인도 측은 “우리는 우주 무기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워싱턴 주재 인도 대사관 대변인은 “인도는 우주 군사력 경쟁에 돌입할 계획이 아예 없으며 우리는 항상 우주 공간이 평화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험은 총선을 앞둔 모디 총리에게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 총선은 다음 달 11일부터 5월 19일까지 인도 전역에서 진행된 후 5월 23일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인도에서는 선거 기간에 광고, 영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선거 유세 캠페인이 금지된다. 관련 캠페인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2기를 노리는 모디 총리는 이번 미사일 실험 성공으로 캠페인 없이 강한 국가의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의 실험에서 나온 파편이 우주 쓰레기가 돼 더 높은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에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 CNBC는 지구에서 우주로 쏘아 올린 미사일 파편이 오히려 동력을 얻어 지상 400~500k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도 이날 플로리다의 미군 남부사령부에서 “인도의 실험 결과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미사일 격추 실험은 우주를 엉망으로 만들 위헙이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