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강세를 기록했다. 경기침체(R·리세션)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장단기금리차(국고채 3년물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기준)는 2년반만에 처음으로 역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무어 미 연준(Fed) 이사 지명자는 기준금리를 당장 50b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데다, 뉴질랜드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겹쳤다. 여기에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대량 매수에 나서면서 강세장을 견인했다. 특히 외인은 10선시장에서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한은 금리인하를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자율스왑(IRS)시장을 보면 이미 한번의 인하를 모두 반영했고 한번 더 인하를 반영할지가 관심사라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베팅이라기보다는 분기말 윈도우드레싱과 완화적 금통위 기대감을 반영한 정도라고 평했다. 당분간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 기준금리(1.75%)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마이너스(-)2.8bp로 역전됐다. 이는 2016년 9월30일 -0.3bp 이후 2년6개월만에 첫 역전이다. 아울러 2016년 8월16일 -3.1bp 이후 2년7개월만에 역전폭이 가장 큰 것이다. 기준금리와 5년물간 금리차도 -0.7bp를 보여 2016년 8월16일 -0.7bp 이후 2년7개월만에 역전을 허용했다.
10-3년물간 스프레드는 1.9bp 좁혀진 12.3bp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2.6bp 오른 113.4bp로 지난해 11월8일 113.7bp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IRS시장에서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4.0bp씩 내려 각각 1.718%와 1.683%를 기록했다. 2년물까지 한은 기준금리를 밑돈 셈이다.
미결제는 1만8667계약 증가한 34만5364계약을, 거래량은 1만6284계약 확대된 9만5923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3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28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3876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7년 9월15일 1만4503계약 순매수 이후 1년6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다. 반면 금융투자는 1만3145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이는 2017년 10월27일 1만7289계약 순매도 이후 2년5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순매도기록이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69틱 급상승한 128.75를 보였다. 이는 2016년 11월9일 130.60 이후 2년4개월만에 최고치다. 장중 고점은 128.77로 역시 2016년 11월10일 129.07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저점은 128.14였다. 장중변동폭은 63틱을 기록했다. 이 역시 1월4일 96틱 이후 최대치다.
미결제는 3389계약 늘어난 12만8613계약을, 거래량은 2206계약 확대된 7만9610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7계약을 합한 합산회전율은 0.62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8599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후 일중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직전 최대순매수는 2017년 3월22일 보인 8101계약이었다. 외인의 10선 누적 순매수포지션 추정치는 8만2590계약으로 이틀만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은행은 3621계약을 순매도하며 5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2월15일 4161계약 순매도 이후 한달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금융투자도 1852계약을 순매도해 나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이 고평 14틱을, 10선이 고평 6틱을 각각 기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밤사이 미국채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화채권은 전날 선반영 인식으로 소폭 강세 출발했다. 무어 청문회에서 50bp 인하 주장과 뉴질랜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로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며 강세 마감했다”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아직 나왔다고 보진 않는다. 분기말 윈도우드레싱 요인과 금통위 기대감으로 강세는 이어질 듯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