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약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종목에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장세가 이어지면서 외인 매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627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4월(8266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국적별로 순매수 규모를 살펴보면 영국이 2740억 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미국(1900억 원), 스위스(430억 원), 독일(330억 원), 케이맨제도(330억 원), 룩셈부르크(280억 원), 싱가포르(17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순매도 국가는 호주(130억 원), 아일랜드(80억 원), 네덜란드(10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1월에는 미중 무역갈등 완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바 있다.
실제 외국인은 1월에 코스피시장에서 3조867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6년 7월(4조300억 원) 이후 2년 6개월 만의 최대 규모였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30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당시 코스피 상승률(8.0%)은 코스닥지수(6.1%)를 상회했다.
2월 들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불확실해지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개별 종목 위주의 코스닥으로 이동했다.
2월 코스피는 0.4% 내렸지만, 코스닥지수는 2.0% 상승했다. 특히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중소형주 종목들이 관심을 받았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부진하고 경기가 불안한 국면에선 대형주 위주의 투자전략으로는 수익 확보가 용이하지 않아 개별종목 플레이를 통해 수익을 보완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중소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행보에도 금융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며 “무언가 더 나와야 경기부양 기대와 함께 유동성 장세를 향유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미중 협상에 계속 목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