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은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점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금융불균형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IMF 권고를 묻는 질문에 “(IMF가) 전반적으로 구조개혁을 짚은 것은 IMF뿐만 아니라 여러 기관들의 공통된 인식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거시경제 정책 평가에 대해서는 평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앞서 금융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는 반면 잠재성장률은 구조적 요인에 의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비금융권의 총 금융자산과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G7국가 중 러시아와 이탈리아를 제외한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반면, 글로벌 금융자산은 하위권에 속한다”며 “비기축통화국으로서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상황에서 금융자산은 선진국 중 발달된 국가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금융자산을 확대했던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며 실물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겪었던 사례에서 보듯 자칫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실제 그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금융불균형 누증 속도는 줄고 있지만 수준 자체는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제 부동산값은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집값 오름세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보다 낮은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는 서울이외 지역엔 단독주택이 많은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2002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 평균상승률은 CPI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아파트 공급은 줄었고, 공실률도 바닥수준으로 떨어져 수요압력이 컸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 역시 집값을 감안하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미국 물가에서 집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33%인 반면 우리나라는 9%에 그친다. 집과 연계된 상품 등을 포함할 경우 미국은 42%에 달하는데 반해 우리는 9.7%밖에 안된다. 관리물가도 20%나 차지한다”며 “가중치를 미국처럼 조정하면 CPI도 굉장히 다르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과 실제성장률을 비교한 성장률격차(GDP갭, 성장률갭)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하락세를 보였다고 평했다. 그는 “충격에 의해 성장률의 각도가 낮아졌다고 보면 GDP갭이 없는 것이고 아직 아니다 올라가고 있다고 보면 GDP갭이 있는 것이다. 뭐를 믿는지는 여러분의 판단”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때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아졌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그는 “(경제에) 여러 변수들이 있어 금통위원들이 모두 같은 의견을 가질 때가 두렵다. 소수의견이 가끔 터져나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소수의견이 (언제 나올는지는) 예측하기 불가능하다. 낼 때 되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