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영화제작사 워너브러더스의 케빈 쓰지하라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회사가 쓰지하라의 권력남용 및 여배우와의 불륜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그가 사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너브러더스의 지주회사인 워너미디어의 존 스탠키 CEO는 이날 “케빈이 지금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워너미디어와 워너브러더스, 모든 임직원 및 협력사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결정했다”고 그의 사임을 발표했다. 일본계 미국인 쓰지하라 CEO는 워너브러더스에서 영화와 TV 제작을 감독했다. 20년간 워너브러더스에서 근무한 쓰지하라는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아쿠아맨’ ‘원더우먼’ 같은 대작을 성공시켰다.
워너미디어는 현재 법률회사를 고용해 쓰지하라에게 적용된 혐의 조사에 나섰다.
그의 사임은 회사 경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워너미디어는 거대 통신업체인 AT&T가 복합미디어 그룹 타임워너를 작년에 합병한 후 사명을 워너미디어로 변경하면서 탄생했다. 그리고 불과 2주 전, AT&T는 회사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쓰지하라에 힘을 실어줬다.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쓰지하라는 카툰 네트워크도 자신의 관할에 추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미국 잡지 더 할리우드리포터는 쓰지하라가 여배우 샬롯 커크와 바람을 피웠으며 커크가 배역을 따내는데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실제 커크는 최근 워너브러더스 영화 ‘오션스8’과 ‘하우 투 비 싱글’ 두 편에서 역할을 맡았다. 더 할리우드리포터는 쓰지하라와 커크가 주고 받은 메시지에 쓰지하라가 커크에게 불륜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배역을 따내도록 도와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폭로했다. 커크는 어떤 부적절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스탠키 CEO는 “케빈이 자신이 행동이 부적절했으며 회사 발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