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탁’은 10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 이사회가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 추진에 찬성하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금융당국은 여태 두 은행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그동안 양측 경영진의 반대로 수차례 무산됐다.
현재 양측은 소규모 그룹 단위에서 비공식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주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벨트암존탁은 내다봤다. 독일 금융 당국과 최대 주주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유럽 산업의 전반을 지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금융권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도이체방크는 세계적인 은행 중 하나지만 지난 3년간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성 강화를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해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 코메르츠방크 또한 지난 2009년 인수합병(M&A) 실패로 부실 자산을 다량 떠안아 경영이 악화했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 10년 동안 각각 약 90% 하락했다. 이에 독일 금융당국이 두 은행의 저금리와 실적 악화를 방지하고 독일 대형 금융사를 만들기 위해 합병 압박을 가한 것으로 벨트암존탁은 분석했다. 두 은행의 자산을 합치면 약 2조3100억 달러(약 2620조 원)에 이른다.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최대 주주 중 하나인 미국 사모펀드 회사 서버러스캐피털매니지먼트도 양측 합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벨트암존탁은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메르츠방크 측에서 반대 의사를 내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는 최근 투자은행업에서 벗어나 단순 소매금융 및 기업금융에 주력했다. 여전히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며 투자 활동을 벌이는 도이체방크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노조원의 설득을 얻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