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예보] 먹방 대세 슈기 “많이 먹는 묘기를 넘어…함께 먹어 행복한 먹방으로”

입력 2019-03-11 06:00 수정 2019-03-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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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인싸가 아닐까? 남들은 다 아는걸 혼자만 모르고 있어서 그렇다. 래퍼 비와이가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이라고 외쳤지만, 모두가 대세를 알아보지는 못한다. [대세예보]유튜버ㆍ웹툰작가ㆍ웹소설작가 등, 주류로 부상한 새로운 콘텐츠 시장에서 스타가 될 사람들을 예보하는 코너다. 때론 찌질하면서도 때론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그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 본다.

▲"앙~배불띠! 유튜브 슈둥이 여러분들 그리고 아프리카 슈둥이 여러분들, 그리고 이투데이 슈둥이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푸드 인플루언서 슈기입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앙~배불띠! 유튜브 슈둥이 여러분들 그리고 아프리카 슈둥이 여러분들, 그리고 이투데이 슈둥이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푸드 인플루언서 슈기입니다!" (김정웅 기자 cogito@)

거물급 인플루언서들에겐 상징이 되는 인삿말이 있다.

“앙~ 배불띠!”

보자마자 ‘슈둥이’들은 한 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7일 이투데이는 슈기를 만났다.

▲구독자 193만. 먹방 콘텐츠를 대표하는 이들 중 하나가 '슈기'다. (출처=유튜브 채널 '슈기님' 캡처)
▲구독자 193만. 먹방 콘텐츠를 대표하는 이들 중 하나가 '슈기'다. (출처=유튜브 채널 '슈기님' 캡처)

◇‘좀 잘 먹던 친구’ 최슬기는 어떻게 ‘먹방계의 거물’이 되었나?

슈기는 국내에서 먹방을 주력 콘텐츠로 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대표주자 중 한 명이다.

중학생 시절부터 가수를 꿈꿔왔던 가수 지망생 최슬기는 성대 결절에 걸리고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중, 2014년 5월 15일 아프리카TV에서 주꾸미 삼겹살로 생애 첫 먹방에 도전했다.

평균 15명, 많아 봐야 30명 정도가 시청하던 먹방 BJ 슈기의 소박한 첫 방송. 전설의 시작이었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 ‘슈기님’은 ‘슈둥이’라는 애칭을 가진 구독자가 어느덧 200만을 눈앞에 둔 193만 명까지 성장했다.

방송 초기에 슈기는 지인이 사용하는 사무실의 한 공간을 빌려서 먹방을 진행했다. 부모님께 비밀로 방송을 시작해 집에서 방송을 진행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밤마다 무슨 일인지 말씀도 못 드리고 자주 나가니까 걱정을 많이 하셨던 거 같아요. 그래도 제가 해온 것들을 증명해 올 수 있어야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구독자 1만명 때 처음 말씀 드렸어요. 지금은 부모님이 누구보다도 제 먹방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시죠.”

▲먹방의 거물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았다. 식사량을 늘려나가고 먹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시청자들을 위해 먹방을 진행하는 집념이 오늘의 슈기를 만들었다. (김정웅 기자 cogito@)
▲먹방의 거물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았다. 식사량을 늘려나가고 먹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시청자들을 위해 먹방을 진행하는 집념이 오늘의 슈기를 만들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슈기의 먹방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터무니 없는 양은 아니지만, 확실히 성인 여성이 먹는 평균적인 양보다는 훨씬 많은 양을 먹는다. 가령 가장 최근에 쿨타임이 찬(?) 슈기의 시그니처, ‘신전떡볶이’ 먹방에서는 떡볶이 3인분, 오징어튀김 3개, 삶은계란 2개, 참치마요컵밥, 치즈스틱, 쥬시쿨 등을 한 회분 방송에서 먹는다.

“처음부터 이만큼 먹을 수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친구들 중에 잘 먹는 애 정도였어요. 그래도 먹방이란걸 계속 하려면 어느 정도 많이 먹을 줄은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식사량을 조금씩 늘려갔어요.”

방송하는 시간 외에는 아무리 배가 고프다 해도 음료 이외엔 어떠한 식사도 하지 않는다고. “방송에서 많이 먹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시청자에게 최대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방송 셋팅하면서 침이 주르륵 흘러도 절대 미리 안 먹어보고 꾹 참아요.”

그녀의 프로다운 모습은 이게 다가 아니다. 속이 다 뒤집어질 정도로 지나치게 매운 불족발도 기어코 열심히 먹어 몇 일을 고생하기도하고, 심지어는 방송 중 천식이 재발해도 끝까지 고추잡채를 먹기도 한다. ”괜찮겠다 싶었고, 방송을 보고 계시는 팬분들을 위해 끝까지 방송을 하려했지만… 고추잡채는 결국엔 조기에 방송을 종료하고 응급실에 가야했어요. 라이브 방송 도중이었으니 시청자 분들도 정말 놀라셨었어요.”

◇푸드 인플루언서, 그들이 사는 세상

여기까지 보면 건강을 해쳐가며 먹는 미련한 방송이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병원 검진을 받을 때 마다 슈기의 건강상태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뿐만 아니라 한 번에 3인분을 넘게 먹는 먹방 크리에이터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균형잡힌 체형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3~4회 2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수영이 건강의 비결이다.

앞으로도 점차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 신기한 방송’이 아닌 ‘더 다채로운 즐거움이 있는 먹방’을 지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슈기는 단순히 많이 먹는 걸 보여주는 것 만으로는 현재처럼 격화된 인터넷 방송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슈기는 단순히 많이 먹는 걸 보여주는 것 만으로는 현재처럼 격화된 인터넷 방송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예전에 제가 시작할 때만 해도 푸드파이터처럼 많이 먹는 형식이 반응이 좋았어요. 하지만 요즘엔 다소 자극적인 콘텐츠라는 평이 많아지면서 추세가 많이 바뀌었죠. 점차 먹방이라는 콘텐츠가 다양화되고 있는 것 같아요. 새로 출시된 메뉴에 대해 훌륭하게 맛을 설명해 낸다거나, 화려한 언변이 재밌는 먹방이라던지. 혹은 귀가 즐거운 ASMR같이 먹는 모습과 함께 여러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대세가 될 것 같아요. 저도 그런 먹방을 지향하고 있어요.”

푸드 인플루언서들은 방송 중 음식이 입맛에 안 맞다 해서 맛 없다고 함부로 말하기도 어렵다. 그 음식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대한 실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맛있는 음식은 얼마든지 맛있다고 해도 괜찮다. 인플루언서의 시대인 만큼 광고 협찬까지도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슈기는 빕스 딸기 뷔페와 농심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의 광고 모델로 나선 바 있기도 하다.

▲슈기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콘텐츠인 '신전떡볶이 먹방'. (출처=유튜브 채널 '슈기님' 캡처)
▲슈기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콘텐츠인 '신전떡볶이 먹방'. (출처=유튜브 채널 '슈기님' 캡처)

광고 얘기가 나오면 꼭 짚고 넘어가야하는 슈기 방송 최대의 미스테리가 하나 있다. ‘왜 신전떡볶이는 슈기 광고 섭외가 들어오지 않는가’이다. 조회수가 높은 슈기 방송의 상당수가 신전떡볶이일 정도로, 신전떡볶이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다. “방송에서 수없이 신전떡볶이 광고를 찍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인 광고 문의가 들어온 적은 없었어요. 정말 너무 해보고싶은데….”

인터뷰에서 슈기는 신전떡볶이의 경쟁업체인 엽기떡볶이에서 광고 섭외가 와도 수락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사실 신전떡볶이에 대한 애정이 깊긴 해도. 떡볶이라는 음식을 원래 매우 좋아해요. 여건만 된다면 열린 마음으로 어느 떡볶이의 광고든 찍을 수 있어요! 떡볶이의 아이콘이라고 불러주셔도 좋을 것 같기도 하구요”

슈기의 먹방 라이벌은 누굴까? 밴쯔? 아니다. 밴쯔는 슈기에게 있어 먹방의 원조이자, 롤모델로 삼고 있는 먹방계의 베테랑이다. 슈기는 밴쯔의 ‘성공한 덕후’라고 부르는 것이 적합하다. “라이벌이요? 글쎄요. 방송이 업이다보니 남의 방송을 보고 있으면 일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자주 안 보게 되더라구요. 굳이 제 라이벌을 찾자면…제 자신? 하하하”

◇'슈기'가 꿈꾸는 미래의 '슈기'

사실 기자가 유튜브에서 처음 접한 슈기의 영상은 ‘웃음참기 챌린지’였다. 빵 터지지 않을 수 없는 영상들을 보면서 웃음을 참는 데 도전하는 콘텐츠다. 이처럼 슈기는 앞으로 먹방을 넘어선 다양한 콘텐츠들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기자가 별 말 안했는데 빵터진 슈기. '웃음참기 챌린지'가 콘텐츠가 되는 이유가 있다. (김정웅 기자 cogito@)
▲기자가 별 말 안했는데 빵터진 슈기. '웃음참기 챌린지'가 콘텐츠가 되는 이유가 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여러 가지 스팀게임의 플레이 영상도 찍고 있구요. 배틀그라운드도 하고 있어요. 아까 말씀드렸던 ASMR 콘텐츠도 만들고, 댄스커버 영상도 찍어 봤습니다. 종합 방송인으로서의 콘텐츠도 시도하고 있지만, 푸드 인플루언서로의 먹방은 건강하고 왕성하게 먹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그날까지 계속 주력으로 이어나갈 생각이에요.”

슈기 채널의 구독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다수라고 한다. 또다른 슈기를 꿈꾸는 인플루언서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하고 싶은 게 있은 것을 망설이지 않고 시도해 봤으면 해요. 제가 처음으로 주꾸미삼겹살 먹을 때도 ‘하고 싶으니까’ 라는 이유로 무작정 시작했거든요. 그 때가 벌써 4년 전이고. 지금은 인터넷 방송이 정말 활성화된 시대잖아요. 아마 제가 시작했을 때 보다 좀 더 꿈을 이룰 가능성이 더 높을 거라고 생각해요.”

슈기는 유튜브 ‘슈둥이’들이 200만을 넘으면 팬미팅 개최와 함께 봉사활동을 가보면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거물 인플루언서가 됐지만, 항상 지금의 최선을 다하는 슈기의 모습을 영원히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도 말했다.

“유튜브 슈둥이 여러분! 먹방과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를 연구하고 시도하는, 더 수준 높은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갈게요! 앞으로도 지켜봐주시고 함께 해주시기 바래요. 앙 배불띠!”

▲"더 발전하는 슈기가 되겠습니다. 구독으로 함께해 주세요! 앙~배불띠!" (김정웅 기자 cogito@)
▲"더 발전하는 슈기가 되겠습니다. 구독으로 함께해 주세요! 앙~배불띠!" (김정웅 기자 cog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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