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연속 오르며 1130원에 바싹 다가섰다. 한달보름만에 최고치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이틀째 올랐다.
오전에 나온 호주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호주 달러화가 급락했고, 아시아시장에서 위안화 등 주요 통화가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반면 1129원선에선 수출업체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추가 상승을 저지했다.
이날 호주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10~12월) GDP는 전기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이는 직전분기 0.3%는 물론, 전망치 0.4%보다 낮은 것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호주 GDP부진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가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위안화 상승에 원·달러도 편승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115원 박스권 하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1130원 돌파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1125.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고가는 1129.8원으로 1월24일 장중 기록한 1130.4원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변동폭은 4.3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4.21원 오른 1009.61원을 기록했다. 4일에는 1004.6원으로 3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4.7/1125.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0.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오전에 호주 GDP가 예상보다 안좋게 나오면서 호주 달러화가 0.4%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통화들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위안화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같이 올랐다”며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원·달러는 1120원대 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가 약세로 간다면 1130원을 돌파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장중 위안화 움직임을 추종한 하루였다. 글로벌 통화시장에서 달러인덱스가 많이 올랐다. 위안화와 싱가포르 달러 등도 달러 강세로 반응했다”며 “원·달러 시장은 레인지 상단 시도를 꾸준히 하는 모습이다. 다만 1129원대에서는 수출업체 매물이 나오며 1130원을 터치하진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115원과 1135원 레인지에서 하단이 높아지고 있다. 1130원 위쪽으로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4엔(0.04%) 떨어진 111.79엔을, 유로·달러는 0.0030달러(0.26%) 내린 1.1297달러를 기록 중이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39위안(0.20%) 상승한 6.7192위안을, 호주달러는 0.0044달러(0.62%) 떨어진 0.7036달러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