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 CJ제일제당 트렌드전략팀장은 11일 CJ제일제당 ‘트렌드 톡(Trend Talk)’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 식문화 현황 및 올해 HMR 트렌드 전망’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한 내용은 6000여명 대상으로한 내·외식 취식 메뉴 데이터 30만 건과 전국 5000여 가구 가공식품 구입 기록 데이터, 온라인 상 5200만 건 이상의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종합 분석한 자료다.
남 팀장은 HMR 소비 증가 현상에 발맞춰 우리 국민 식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 ‘개식화(Solo-Dining)’ 현상이 대표적이다. 평균 10끼 중 3.9끼를 혼자 섭취하고, 혼자 섭취 시 HMR 소비가 41%로 가장 높은 결과를 보였다. 한국인의 취식 메뉴에서 HMR이 차지하는 비중은 18% 수준이지만, 혼자 식사할 때는 주로 HMR을 소비하는 경향이 짙었다.
개식화 특성은 전 세대에 걸쳐 고르게 나타났다. 특히 1~2인 가구와 미혼 캥거루족, 시니어 세대에서 비중이 높았다. 1인 가구뿐 아니라 다인 가구 역시 식습관과 생활 패턴의 변화로 혼자 먹는 상황이 증가하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HMR 제품을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찬 없이 먹는 ‘원밀(One-Meal)형’ 메뉴 취식도 높아지는 추세로 분석됐다. 반찬을 별도로 준비해 먹는 비중이 높지만, 1~2인 가구 및 미혼 캥거루족 등 젊은 세대로 갈수록 원밀형 메뉴 취식을 선호하는 양상으로 보였다. 편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하는 젊은 층의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식생활 변화는 HMR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주요 식품업체들이 R&D, 제조기술 투자를 바탕으로 가정식 맛 품질을 구현한 양질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비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또 제품 하나만으로도 제대로 된 한끼를 즐길 수 있는 ‘원밀형 HMR’이 다양해진 것도 한 몫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죽과 냉동면을 꼽을 수 있다. 죽과 면 요리의 경우 외식 메뉴 인식이 강해 제품보다는 주로 전문점에서 소비가 많이 이뤄졌다. 하지만 차별화된 맛, 품질의 비비고 죽과 비비고, 고메 냉동면이 출시되면서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외식 전문점 수요가 HMR로 대체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비비고 죽’은 3개월 동안 80억 원 이상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10월에 출시한 ‘비비고, 고메 냉동면’ 역시 출시 4개월 만에 누적매출 60억 원을 기록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기존 제품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맛 품질로 전문점 수준의 메뉴를 구현한 점이 주효했다.
남 팀장은 “올해 주목해야 하는 소비층으로 ‘시니어’를 꼽았다면, 메뉴로는 밥, 면, 죽 등 ‘탄수화물’ 제품과 다양한 조리법으로 메뉴 확장성이 높은 ‘닭고기’ 제품의 인기가 예상된다. 또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영향으로 ‘온라인’에서의 HMR 구매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