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분석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재정의 벽에 부딪힌 상태라며 위태로운 정책 운영 줄타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우리는 오랜 분열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며 “내가 오늘밤 제시할 어젠다는 공화당의 것도 민주당의 것도 아닌 미국 국민의 어젠다”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신문은 취임 3년째인 올해는 2020년 미국 대선을 향한 시금석이 되는 만큼 트럼프가 국정연설에서 경기 중시 노선을 선명하게 밝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이 대립적인 자세를 강화하고 정책을 펼칠만한 재원도 남아 있지 않아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부양시킬지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취임 1년째인 2017년 말 향후 10년간 1조5000억 달러(약 1679조 원)에 달하는 30년 만의 대규모 감세를 실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지난해 3%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도 국정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세계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하반기에는 감세 효과 등이 사라지면서 ‘재정 절벽’이 발생하고 대선이 있는 202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재선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트럼프에게 경기둔화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사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고용효과가 큰 인프라 투자 법안 심의 가속화를 의회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광대한 국토를 가진 미국은 인프라 보수와 확장이 따라가지 못해 노후하고 위험한 댐이 1만5000곳에 이른다”며 “또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보급도 중국 등에 뒤처지고 있다. 첨단 분야 등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약품 가격 인하 등 의료보험제도 개혁에 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국은 1인당 의료비가 연간 9000달러 이상이다. 이는 일본의 2.5배 수준이다. 신문은 2017년 대형 감세가 부유층을 우대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의료 개혁을 통해 중산층에 어필하려 한다고 풀이했다.
인프라 확대와 약품 가격 인하 방침 모두 원래는 민주당의 정책이다. 트럼프가 국정연설에서 두 가지를 언급해 민주당에 다가서려는 자세를 보인 셈이다.
다만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대해서는 기존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