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설 연휴가 코앞이다. 이전에는 온가족이 삼삼오오 모여 회포를 풀기 바쁜 시기였지만, 최근에는 혼자만의 자유로운 삶과 소비를 즐기는 '1코노미(1conomy)'의 확산으로 연휴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본격적으로 한 해를 시작하기에 앞서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하던 일상에서 벗어나 고즈넉이 일몰과 일출을 바라보며 새해 첫 해외여행을 시작해 보자.
청정한 자연과 안정된 치안으로 높은 삶의 질을 자랑하는 뉴질랜드는 혼행(혼자 여행) 지로 매년 손꼽히고 있다. 인간의 개입 없이 태초의 모습 그대로 펼쳐져 있는 광활한 자연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깊이 묵혀져 있던 고민과 스트레스는 그저 티끌처럼 너무나도 작게 느껴진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만큼 계절도 정반대여서, 따뜻하고 활력 넘치는 여름 풍경 속에서 혼자라는 생각에 마음 시릴 새 없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나만의 색다른 황금연휴를 보낼 수 있다.
◇ 새들의 낙원으로 초대합니다, 스튜어트 섬 '하프 문 베이' = 붐비는 인파를 피해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새들의 낙원에서 하루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스튜어트 섬(Stewart Island)은 약 2만 마리의 갈색 키위와 함께 다양한 고유종 조류가 서식하는 새들의 낙원이다. 사람보다도 새들의 개체 수가 훨씬 많다. 이 섬의 유일한 마을인 '하프 문 베이(Half moon Bay)'에도 단 4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할 뿐이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닥불에 둘러앉아 라이브 밴드의 음악을 감상하는 등 파티를 즐긴다. 파티 후에는 조용한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며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로컬 문화를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스튜어트 섬은 총면적의 약 85%가 라키우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청정한 대자연과 새들의 지저귐 속에 하이킹을 즐기거나 열정적인 현지 가이드가 안내하는 자연 생태 관광에 참여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 흥겨운 분위기와 즐길 거리로 가득한 해변 휴양지 '베이 오브 플렌티' = 뉴질랜드 북섬의 '베이 오브 플렌티(Bay of Plenty)'는 '풍족한 만'이라는 뜻을 가졌다.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부터 도심 투어까지 즐길 거리가 풍부해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해변 휴양지다.
인근의 해양 활화산인 화이트 섬(White Island)에서는 끓어 오르는 머드 풀과 증기가 솟는 화구호를 누비며, 마치 다른 행성 위를 걷는 듯한 꿈 같은 일생일대의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세계적인 서핑 해변인 마운트 마웅가누이(Mount Maunganui)에서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새해를 맞이하며 한껏 들뜬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여행객들은 매해 이곳을 찾는다. 태평양의 환상적인 전망을 볼 수 있는 해발 230m의 휴화산인 마우아오(Mauao)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일출을 감상하는 명소다.
이 외에도 해변에서 지상의 요트라 불리는 삼륜 블로카트를 타고 돌고래와 수영을 즐기는 등 역동적인 액티비티를 마음껏 즐겼다면, 주요 도시인 타우랑가에 있는 부티크 상점과 각종 카페, 그리고 레스토랑으로 가보자. 세련된 도시 문화와 미식을 즐기며 알차게 하루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
◇ 지구 반대편에서 맞이하는 특별한 일출, '코로만델 반도'와 '기스본' = 뉴질랜드는 청정한 대자연만큼 환상적인 일출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우리나라를 벗어나 지구 반대편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특별함을 누리기에 충분하다.
특히, 북섬의 코로만델 삼림공원(Coromandel Forest Park)에 있는 카우아에랑가 계곡(Kauaeranga Valley)의 '피너클스 트랙(The Pinnacles)'은 거친 산악 지대를 올라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단연 압권인 곳이다. 이른 아침에 피너클스에 올라 태평양에서 떠오르는 환상적인 일출을 마주하노라면, 한 해의 피로는 눈 녹듯 사라지고 새 희망으로 마음이 부푸는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북섬 동쪽에 위치한 기스본(Gisborne)은 날짜 변경 선 바로 앞에 자리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도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