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자는 작년 말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4개를 포함해 총 17개의 항암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화이자는 새로운 항암제 라인업이 올해 83억 달러(약 9조3000억 원)의 매출을 발생시킬 것이며, 항암제가 심장 및 기타 1차 치료제보다 더 많이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WSJ는 화이자가 항암제 분야의 영역을 확대하고, 그 기반 마련을 위해 새 치료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사냥에 나서고 있는 다른 대형 제약업체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고콜레스테롤 치료제인 리피토나 일반 질병 치료제로 세계 최대 제약업계로 성장한 화이자에게는 중대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항암제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고콜레스테롤 치료제인 리피토와 고혈압약 노바스크,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특허 만료에 따른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으려고 2008년 항암제 개발에 다시 뛰어들었다. 반더빌트대학 메디컬센터의 마이스 로텐버그 박사 등을 영입하는 등 전문가 영입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약업계 마케팅 담당자들은 1차 진료 의사들에게 콜레스테롤과 고혈압 약을 파는 것보다 암 전문의와 암 전문병원을 권장하는 것이 더 적은 영업 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항암제 분야를 선호한다.
제약시장 전문 분석업체인 이벨류에잇파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암 치료제 매출은 전년보다 11% 성장해 1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엠마 웜슬리 최고경영자(CEO)는 “생물학적 발전 뿐 아니라 충족되지 않은 필요성이 여전히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성공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GSK 역시 2014년 항암제 판매를 중단했다가 최근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업계의 항암제 기술 확보 열기도 뜨겁다. 이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는 항암제 시장을 선도하는 셀젠을 7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고, 일라이릴리는 바이오 제약사 록소온콜로지를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다만, 항암제 시장이 커질수록 업계의 점유율 쟁탈전도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항암제는 환자 범위가 특히 제한적인 만큼 수익이 더 축소될 수 있다. 또 높은 가격은 당국의 가격 통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