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미의 플랫폼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첫 글로벌 바이오신약인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작년말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신청하고 항암신약 '포지오티닙' 역시 이르면 올해 말 시판허가 신청을 예고하는 등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전진은 계속되고 있다.
◇한미, 첫 대형기술수출 면역질환치료제 결국 '반환'
한미약품의 HM71224은 2015년 3월 릴리에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해 총 6억7000만달러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한미약품의 첫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었다. 한미는 이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HM71224는 우리 몸의 B 림프구 활성화 신호에 관련된 효소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면역질환 표적치료제다. 한미약품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이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로 개발했고, 임상 1상시험을 마치고 릴리에 기술이전 했다.
릴리는 2016년 9월 HM71224 글로벌 임상 2상시험을 시작했지만 1년 5개월만에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릴리가 BTK억제제(LY3337641/HM71224)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대상 임상 2상시험 중간분석 결과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릴리는 다른 면역질환 적응증을 목표로 임상시험 진행 가능성을 밝혔지만 결국 권리 반환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측은 "최근 릴리가 모든 임상 자료 및 BTK 억제제 시장을 포괄적으로 재검토한 후 이 약물의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약물의 다른 적응증 개발 작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령한 계약금 5300만달러는 돌려주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이번 권리 반환과 관련해 "작년 2월 류마티스관절염 임상 중단에 대한 소식을 시장에 이미 알린 바 있다"면서 "이번 권리 반환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약품의 다른 신약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27개 신약파이프라인 개발 속도↑.."2~3년뒤 한미 신약 판매 기대"
한미약품은 일부 기술수출 건의 권리 반환에도 불구하고 첫 글로벌 신약 탄생에 한발짝 다가가고 있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한미의 첫 글로벌 바이오신약인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작년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FDA 검토 절차가 순조로울 경우, 이르면 올해말쯤 허가가 나올 수 있다.
혁신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은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진행 중인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으로 그 결과를 토대로 올해말이나 내년 초 FDA에 시판허가가 신청될 예정이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항암신약 등 기존 치료제가 없는 분야에서는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시판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포지오티닙은 중국 시장에서도 개발이 진행된다. 한미약품은 2022년 중국 시판 허가를 목표로, 올해 상반기 중 중국 임상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중국은 전세계 폐암 환자의 40% 이상이 거주중인 세계 최대 폐암 치료제 시장이다.
사노피와 얀센에 라이선스 아웃된 비만·당뇨 치료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과, HM12525A의 임상 2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이 의욕적으로 개발중인 주요 3가지 R&D 과제도 올해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낸다. 새로운 기전의 차세대 비만 치료 신약 HM15136은 주 1회 제형의 바이오신약 주사제로, 이미 전임상을 통해 유의미한 약동학적 변화 및 탁월한 체중 감소효과가 입증됐다. 올해 2분기 임상 1상을 마치고 4분기 2상 진입이 예상된다.
현재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중인 HM15211은 NASH 뿐 아니라 간섬유증 치료에서도 효과가 확인됐으며, 올해 3분기에 1상을 완료하고 4분기 중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HM43239는 올해 1분기 미국 및 한국에서의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한미약품의 중국법인 북경한미약품 연구진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새로운 자가면역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도 올해 4분기 시작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개발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끊임없는 도전 끝에 이룰 수 있는 성취”라며 “한미의 비만·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분야 27개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를 높여 2~3년 뒤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약들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