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일단락됐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오전 9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지난 피의자 조사 당시 작성한 조서를 검토한 뒤 오후 11시30분께 귀가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조서 열람에 14시간 30분가량 시간을 들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 조사 단계에서 조서를 열람한 시간은 총 36시간에 달한다. 검찰 소환조사 일정이 없는데도 자진 출석해 조서만 열람한 경우도 두 차례다.
일각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이 이례적으로 조서 열람에 시간을 쏟는 것에 대해 재판에 대비해 검찰 수사 전략, 수집 증거, 논리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소송 재판개입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및 인사불이익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등 재판개입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 불법 유출 △공보관실 운영비 사용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걸쳐 캐물었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무법관이 한 일을 알지 못한다’ 등 대부분 사안에 대해 혐의와 책임을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구속이 한 차례 기각된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