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자와 미츠마루 미니스톱 해외사업본부장은 일본 치바현에 위치한 이온그룹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나카자와 본부장은 “일본 편의점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담배와 술의 면허 획득을 위한 경쟁이 치열했으나, 2008년 전후로 외식업과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이 싸움에서 편의점이 승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소비층이 시니어화하고 소비자 취향이 건강 지향으로 변화됐고 현재는 약국과 편의점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 따르면 사실상 포화 상태에 다다른 일본 편의점의 2017년 가맹점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1.8%포인트 줄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 편의점 기존 매장의 매출 역시 전년 대비 0.3% 줄었다. 반면 지난해 드럭스토어 업계는 매출 6조8504억 엔(한화 약 70조 원)에 육박하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나카자와 본부장은 “흡연인구 감소도 방문객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집객 요인이었던 담배 매출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일본은 타 브랜드는 물론 동일 브랜드에 대한 편의점 출점 거리 제한 규정이 없다. 근접 출점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최근 한국 자율규약을 설명하자 나카자와 본부장은 “기존 가맹점 보호를 위한 최대 효과로 보이지만, 업체 간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대신 일본의 경우 출점 시부터 까다로운 조건과 절차를 요구해 무분별한 창업을 막는 실정이다.
또, 한국과 달리 일본은 최저수익보장제라는 안전장치를 보편화했다. 가맹점의 판매수입이 10년~12년 동안 한도보다 낮을 경우 본사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나카자와 본부장은 “경영주의 생활 보장이란 뜻이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다르지만 미니스톱의 경우 7년간 연 2100만엔, 로손은 10년간 1860만엔, 훼미리마트는 10년간 2000만엔을 최저수익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 편의점’에 대한 실험은 한국과 일본 모두 공통적이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채울 정도로 인력난에 허덕이면서 고육지책으로 셀프 계산 설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로손은 시간대 별 무인 계산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셀프 결제를 부분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세븐일레븐 역시 업무 소요 시간을 30% 이상 절감하는 슬라이딩식 진열 설비를 일부 도입했다. 미니스톱은 올해 안에 일본 내 2250개 매장에 ‘세미 셀프 계산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일본 편의점 업계에서 전국적으로 세미 셀프 계산대를 도입하는 건 미니스톱이 처음이다.
세미 셀프 계산대는 점원이 상품 바코드를 읽고 고객이 계산대 화면에서 현금이나 전자화폐, 신용카드 등 결제 방법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계산하는 동안 점원은 물건을 봉지에 넣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고객 1인당 계산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일반 계산대보다 20~30%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나카자와 본부장은 “인력 효율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셀프계산이나 자동 동전기 등에 기술을 도입해 부담을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은 편의점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미니스톱은 앞으로도 패스트푸드 차별화 전략, 이온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등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