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진重 수빅조선소 인수 검토…독자 군함 건조 목표

로렌자나 국방부 장관 상원서 언급, 민자 앞세워 정부도 지분 확보

(그래픽=이투데이)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간 한진중공업의 자회사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를 필리핀 정부가 인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민간기업이 대주주로 나서는 형태다. 외국에 군함 건조를 발주해온 필리핀 해군은 이를 시작으로 자체 군함 건설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마닐라 스탠더드 보도에 따르면 델핀 로렌자나 국방부 장관은 상원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필리핀 정부가 수빅조선소를 인수해 해군 관리하에 두는 것을 제안했다"며 "대통령은 이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올롱가포 법원이 자회사인 수빅조선소(HHIC-Phil)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함께 현지 국방부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렌자나 장관은 "현 상황은 외국에 선박 건조를 주문하는 우리 군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필리핀 정부는 자체적으로 선박(군함)을 건조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지분을 적게 갖고 필리핀 민간업체가 대주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인수 방안을 제시했다.

필리핀 정부가 이처럼 수빅조선소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안보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2004년 필리핀 수비크에 건립한 조선소다. 최근 조선업 장기 불황에 따라 수주량이 줄고 선가까지 하락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수빅조선소 매각을 추진해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