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 노조 총파업은 5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충청·강원·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조합원들(노조 추산 8500여 명·사측 추산 5100여 명)도 전날 열린 전야제를 포함한 1박 2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총파업 동안 노사는 여전히 합의에 실패했다. 전날 밤 11시께 진행된 협의에서는 대표단까지도 가지 못하고 실무진에서 파행됐다. 그만큼 노사가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뜻이다.
노조가 주장하는 파업의 배경은 총 4가지다. 신입행원 호봉 상한 제한(페이밴드) 폐지와 과거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LO 직급 여성노동자 경력 추가 인정, 임금피크제 진입 1년 연장, 점포장 후선보임제도 폐지 등이다. 성과급 부분에서는 노사 간 어느 정도 합의를 봤지만, 이들 쟁점에서는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박홍배 국민은행지부 노조 위원장은 ‘제3자 조정’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실상 두 당사자 간의 직접적인 대화에 진전이 없음을 시인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이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제3자를 통한 조정의 뜻도 있다”며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등 가능한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노사 간 협상과 중노위 결정이 결렬된 이후에도 중노위가 다시 중재에 나서는 것이다.
여러 교섭 방식을 고려하고 있어 적어도 이달까지는 노사 간의 부침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차 파업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파장은 이번 파업보다 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조는 이달 30일부터 2~3일가량 2차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3월까지 총 5차례의 파업을 예고했다. 설 연휴에는 조합원 집단 휴가도 독려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파업으로 고객들 불편이 야기되는 만큼 하루빨리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조와 협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