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 전성시대’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경기도는 대형아파트가 가장 많이 오르는 한 해를 보냈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에서 지난해 12월까지 경기도 대형(전용 135㎡ 초과)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3.8%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지역서 규모별 아파트가격 변동률 살펴볼 때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대형에 이어 ‘전용 85㎡ 초과~102㎡ 이하’ 중형이 3.69%, ‘60㎡ 초과~85㎡ 이하’ 중소형이 1.9% 상승률을 기록했다. ‘40㎡ 초과 ~ 60㎡ 이하’ 소형은 이 기간 0.7% 오르는 데 그쳤고, ‘40㎡ 이하’ 초소형은 0.6% 내려갔다.
특히 경기에서 과천·성남 등 비교적 아파트가격이 높은 지역이 속해 있는 경부1권(과천·안양·성남·군포·의왕)에서 대형아파트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부1권 대형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8.72%로 규모별 상승률 중에서 가장 높았고 평균 상승률(6.47%)보다 2% 이상 웃도는 상승 폭을 나타냈다.
다만 경부1권의 경우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금지로 인한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보합(0%) 이후 11월(0.18%) 잠깐 올랐으나 12월에 0.18% 하락하며 평균(-0.12%)보다 낙폭이 컸다.
대형아파트 선호현상은 동부1권(남양주·구리·하남·광주)과 경부2권(안성·용인·수원)에 옮겨붙는 형국이다. 특히 동부1권은 지난해 12월 평균 0.16% 오르는 동안 대형만 0.94% 상승했다. 경부2권 대형도 평균(0.25%)을 웃도는 상승률인 0.55%를 기록했다.
지난해 정부가 다주택자를 저격하는 대책을 쏟아내면서 소형 여러 채를 정리하고 대형 한 채로 갈아타는 ‘똘똘한 한 채’ 흐름이 대형 수요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소형 전성시대’가 지속되며 상대적으로 중·소형 공급이 대폭 늘고 가격도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대형의 희소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다시 주목받게 된 셈이다.
안정세를 나타내는 서울에서도 대형은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 중 대표적인 사람이 9·13 대책 이후 상승론자에서 하락론자로 바뀐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이다. 채 연구원은 2019년 주택시장을 전망하면서 공시가격 6억 원 이상이며 동시에 전용 85㎡ 이상 평형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9·13 대책 전까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공시가격이 6억 원 이상이어도 전용 85㎡ 미만인 주택의 경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가 70%나 적용됐다. 9·13 대책 도입으로 이 부분에 대한 장특공제가 사라지면서 중소형의 상대적 강점도 약화됐다. 이에 더해 종부세·공시가격 인상 등 여러 채 소유가 부담되는 상황서 부부 동반으로 대형 한 채를 소유하는 식으로 종부세를 회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