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사들의 재고 관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2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업계 도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의 12월 평균 가격(21일 기준)은 배럴 당 58.4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평균 가격(69.87달러) 대비 16.4% 하락한 셈이다. 전달인 11월 평균가격(65.56)과 비교해봐도 배럴 당 7.15달러 떨어졌다.
국내 정유업계는 재고 관련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상 정유업계는 원유를 구입한 후 2~3개월 뒤에 판매하는데, 유가가 구매 시점보다 더 떨어지면 정유사는 원유를 미리 사들인 양 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유조선을 통해 도입 중이거나 탱크에 보관 중인 원유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 당 5달러 하락할 때마다 최소 250억 원에서 최대 1000억 원의 재고 손실을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향으로 정유4사는 올해에도 합산 영업이익 8조 원의 벽을 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들은 2016년부터 시작한 호황에도 2016년과 지난해 각각 7조8588억 원, 7조 747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8조 원의 문턱에서 좌절한 바 있다.
지난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8조 원 시대‘는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이들 업체는 재고평가 이익 등으로 3조68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 1828억 원)보다 5000억 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3분기 역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전 분기 대비 개선(배럴 당 2.7달러→3.3달러)됨과 동시에 석유화학부문의 파라자일렌(PX) 시황 호조로 안정된 실적을 이어나가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국제 유가가 발목을 잡으면서 찬 물을 끼얹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합산 영업이익 8조 원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봐야 한다”며 “재고평가손실과 더불어 정제마진도 좋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3분기까지 벌어놓은 것에서 상당 부분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화학 부문은 PX 때문에 괜찮은 상태여서 회사별로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