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기해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연내 조직개편과 수장교체 등을 통해 미래 성장의 초석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의 맏형 격인 포스코는 20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포스코는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특히 신성장 부문의 경우 11월 초 발표된 ‘100대 과제’를 통해 기존 신성장 사업에서 ‘철강부문’과 동급으로 격상한 만큼, 2차전지 소재 등 신성장사업에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장부문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2차전지 소재사업 등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을 맡는다.
아울러 신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총괄 책임자로 영입하겠다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방침에 따라 ‘전략통(通)’으로 꼽히는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이 신성장부문 사령탑으로 영입됐다. 비철강부문은 포스코대우·포스코건설·포스코에너지·포스코ICT 등 비철강 그룹사의 성장전략 수립과 사업관리를 담당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이례적으로 수장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2010년부터 9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던 우유철 부회장이 최근 현대차그룹 인사를 통해 계열사인 현대로템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며 그룹 전체적인 기획조정을 담당했던 김용환 부회장이 선임됐다.
새롭게 부임한 김 부회장의 선결과제는 ‘신성장동력 마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대제철의 경우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 통상임금 소송 패소 등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회사가 실적 회복을 향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거 현대건설 인수전·삼성동 한전부지 인수전 등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김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동국제강의 경우 장세주 회장이 내년 경영 전면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횡령·도박 혐의로 복역한 장 회장은 4월 가석방 직후 회사로 복귀했지만, 아직 경영 전반에 나서진 않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으며 장 회장은 조용히 지원하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장 회장의 복귀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 회장은 (가석방 후) 업무 관련 보고를 꾸준히 받고 있다”며 “법률적 문제에 따라 (장 회장) 등기임원 등록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 복귀에 대한 언급은 쉽지 않다”고 했다.
한편, 철강 3사의 4분기 실적은 평이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철강 3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별도 기준 4분기 영업이익 86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4%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이 회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에 비해 20.8%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4분기 중국 철강 가격 하락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대제철의 별도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은 336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늘어난 수치다. 동국제강은 별도 기준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6.3% 증가한 4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