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181조5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작년보다 4.4% 줄어든 수준이다. 연초 계획이 197조8000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91.8% 정도 집행한 셈이다. 집행률은 2011년 이후 최저치다.
산은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설비 증설의 기저효과와 주요 업종의 회복 지연으로 (올해 투자규모가) 4.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비투자의 특징을 보면 대기업과 제조업의 감소폭 대비 중소기업과 비제조업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올해 기준 대기업은 3.7% 감소했지만, 중견기업은 1.1% 증가했고, 중소기업은 14.1% 줄었다. 제조업은 2.5% 감소해, 6.7%인 비제조업의 감소폭을 밑돌았다.
설비투자는 특정업종에 집중됐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의 비중은 32.3%에 달하는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 규모는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 투자액 감소폭이 커 비중은 확대하고 있다"며 "반도체 시장의 공급부족 완화, 디스플레이 분야의 OLED 전환 완료 등 향후 투자 정체시 대체 주도산업 발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설비투자의 인식과 실행간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도 산은 측은 강조했다. 산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투자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실행은 정체됐다"며 "대기업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관련 투자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반면 중소·중소기업의 투자 실행은 정체되는 등 기업규모별 격차가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내년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 경기 변동 등의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올해에 이어 6.3% 감소한 170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선호 산은 산업기술리서치센터장은 “설비투자가 다소 축소되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지만 작년 대규모 증설에 따른 조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내년 설비투자계획은 내년 상반기 조사시에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