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라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협력해서 과학기술을 혁신하면 국제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시아 국가의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협업’과 ‘상생’을 꼽았다. 새로운 산업 시대가 도래하는 지금 아시아가 전 세계 경제와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선 국가간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등 협력과 상생을 통해 혁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회장은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18’의 본회의에서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으로 들어가 금융위기,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대기오염,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의 자연 생태계에 대한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며 “아시아 역시 최선진국부터 최빈국까지 산재해 있는 대륙으로 빈곤, 실업, 질병, 고령화 여러 이슈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 국가들의 만연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당면한 빈곤, 실업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과학 기술 혁신을 토대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람과 사물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 혁명이 아시아에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 20년동안 세계는 유래 없이 빠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고 몸담고 있는 IT업계 역시 멈추면 죽는다라고 할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며 “4차 산업 혁명이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실용화 단계에선 아시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바이두, 텐센트, 삼성 같은 기업이 있고 이미 중국 선전에는 실리콘밸리에 못지 않은 스타트업 많다”며 “미래 혁신 기술을 실험해보고 상용해 볼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이 아시아”라고 강조했다.
다만 4차 산업 혁명이 아시아 국가의 기회로 작용하기 위해선 정책 및 제도 개선이 선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회장은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4차 산업혁명을 정책적, 전략적으로 대응 중이지만 문제는 아직까지 아시아 국가들이 노동 집약적 산업의 의존도가 크다는 것”이라며 “정보통신 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 아시아 국가들에는 (4차 산업혁명이)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 혁명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인프라, 법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고 유관산업의 생태계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권 회장은 새로운 시대에 아시아 국가들이 해야할 일로 △아시아 국가간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환경 조성 △창의성과 포용력을 배우는 교육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권 회장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데는 엄청난 데이터와 기술이 필요하다”며 “기업이나 국가가 혼자서는 다양한 혁신을 대응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과 국가가 필요한 아이디어 기술을 서로 공유하면서 협업을 통해 혁신하는 게 필요하다”며 “아시아 각국은 전문적인 자원과 기술을 기반으로 협력해서 아시아가 4차 산업 혁명의 중심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권 회장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환경이 돼야 한다”며 “혁신은 다른 생각을 가치있게 만드는 사회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창의성과 포용력을 배우는 교육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권 회장은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창조형 인재가 필요하다”며 “인간은 단순한 것을 기억하는 것에서 벗어나 생각을 활짝 피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창했다.
마지막으로 권 회장은 “정보화 기술로 대변되는 3차 산업시대의 키워드는 경쟁”이라며 “4차 산업시대에는 아시아 각국이 서로 가지고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공유해서 세계 경제의 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큰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마무리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