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이날 애플 주가가 장중 4%대로 급락하면서 52주 전고점 대비 20.5%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주가가 52주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투자심리뿐 아니라 기술적인 면에서도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애플이 올해 신형 모델인 아이폰XR과 아이폰XS, 아이폰XS MAX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격히 고꾸라졌다.
애플 급락 여파로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3% 빠졌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1.56%, 1.66% 하락 마감했다.
이미 다른 FAANG 기업의 주가는 고점 대비 20% 밑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페이스북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자(COO) 사이의 불화설이 보도된 후 이날 주가가 5% 이상 하락했다. 최근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등 자회사의 창업자들이 잇따라 이탈하는 등 저커버그 CEO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주가는 지난해 2월 저점보다 더 떨어졌다. 이날 주가는 전고점과 비교하면 39.5%나 낮은 수준이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아마존의 주가도 각각 전고점과 비교해 20.3%, 25.4% 낮아 명백히 약세장에 진입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날 52주 전고점 대비 주가 하락폭이 35.6%로 커지면서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데드크로스는 단기 추세를 보여주는 ‘50일 이동평균선’이 중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하락장의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애플은 장중 약세장에 들어섰고 알파벳도 7년 만에 처음으로 조정 상황에 놓였다”며 “알파벳과 페이스북에 이어 넷플릭스까지 FAANG 종목 중 3개에서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증시를 주도하던 FAANG 기업의 침몰에 나스닥지수도 조만간 데드크로스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는 지난주와 이날 추세로 판단했을 때 7거래일 이후인 오는 29일께 데드크로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망이 맞다면 나스닥은 201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데드크로스 국면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기술주가 무너지면서 뉴욕증시 전반에 미치는 하강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S&P 500지수에서 기술주 섹터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지만 올해 들어선 52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