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돌직구]김동환 아이디어스 대표 “거리 수공예품, 앱 속으로… 소확행 열풍 타고 대박”

입력 2018-11-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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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매출 1억 작가 배출…수공예품 작가들과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

▲김동환 아이디어스 대표가 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동환 아이디어스 대표가 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16년 2월 카카오가 ‘카카오메이커스’를 설립했을 때 사람들은 주목했다. 카카오의 신사업이라는 점에 더해 주문 생산 방식 쇼핑몰에 힘을 준다는 점이 의미심장하게 여겨졌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중소 제조사가 제품을 올리고 최소 주문 수량이 확보되면 제작에 들어간다. 여기저기서 ‘4차 산업혁명’을 노래하는 때에 국내 굴지의 IT 기업은 소량 주문 생산에 눈을 돌렸다.

그런데 카카오가 발을 들이기 전 일찍이 수공예품을 직접 등록하고 판매하는 마켓 플랫폼은 무섭게 성장 중이었다.

업계를 선도한 주인공은 2014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리케이션(앱) ‘아이디어스’다. 아이디어스는 서비스를 출시한 그해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 1월에는 월 매출 1억 원을 달성한 수제구두 제조 작가를 배출했다. 작가들이 성장하는 만큼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김동환(36) 대표의 보람도 커졌다. 김 대표를 15일 서울 마포구 백패커 사무실에서 만나 성장 과정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아이디어스의 운영사인 백패커는 2012년 설립됐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기획과 마케팅 업무를 했던 김 대표는 퇴사 뒤 자본금 100만 원으로 백패커를 차렸다. 아이디어스를 내놓기까지 김 대표는 험로를 걸었다. 2013~2014년 동안 무려 39개의 앱을 출시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국내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 중 전체 1위를 23회 기록했고, 2013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 앱을 판매한 회사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본격적인 한방은 아이디어스를 출시하면서였다. 김 대표와 같이 자취를 하던 동생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6수를 해서 도예과에 들어간 그 동생은 졸업 뒤 홍익대학교 인근에 공방을 냈다. 생계 유지를 위해 동생은 플리마켓을 전전하며 가판을 깔았고, 핸드메이드 도자기 판매에 힘썼다. 김 대표는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는 팔았지만, 여름에는 더위와 싸우고 겨울에는 추워서 힘들어했다”며 “수입도 일정치 않았다”고 말했다. 동생과 같은 수공예품 작가들을 생각하다가 김 대표는 지금의 아이디어스를 출시하게 됐다.

김 대표는 “품질은 괜찮은데 판로가 없어서 매출을 못 내는 작가들을 보며 안타까웠다”며 “한국에서 매해 2만 명씩 도예, 금속 공예, 주얼리 디자인, 의상 디자인 등 동생과 비슷하게 손으로 만들어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전공생들이 졸업하는데 막상 판로가 마땅치 않아 그들이 생계에 허덕이는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2014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디어스는 첫 분기 판매액이 76만 원에 그쳤다. 현재는 누적 거래액이 9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연내에 1000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입점해 있는 작가 수는 6500명, 다운로드 수는 440만에 달한다.

아이디어스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발로 뛰는 김 대표가 있었다. 서비스 초기 김 대표는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지방 곳곳을 뛰어다녔다. 코엑스, 킨텍스 등에서 열리는 수공예 박람회도 빠짐없이 참석해 부스를 돌았다. 초기에 인연을 맺은 작가들과 김 대표는 함께 성장하는 기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숙명여대 앞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하셨던 분이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뒤 한 달에 몇 천만 원씩 매출을 올리면서 경기도 용인에 집을 사시는 과정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을 운영하고 싶어 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월세, 권리금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많다”며 “아이디어스에 입점해 오프라인보다 더 폭발적이고 전국적인 매출을 올리는 분들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커진 뒤에도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작가 발굴이다. 백패커의 총 직원 48명 중 10명이 영업팀으로 구성돼 작가 발굴에 힘쓰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다르게 이제는 입점을 간절히 원해도 심사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입점을 원하는 작가 중 20%만이 심사를 통과한다. 입점 작가들은 수수료 모델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월정액 5만 원을 내면 10%가 조금 넘는 수수료가 발생하고. 5만 원 정액제를 안 하면 20%의 수수료를 적용받는다.

아이디어스 후발 업체들도 많이 생겨났다. 많은 수공예 장터 플랫폼 중 아이디어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작가들을 위한 지원과 관리’를 꼽았다. 그는 “1위 업체로서 일단 트래픽에서 압도적이기도 하지만 그 외에 작품 사진 촬영을 무상으로 돕거나 매주 온라인 판매 교육을 하는 등 지원 활동이 체계적”이라며 “원부자재를 수입하는 부서가 따로 있어서 예컨대 캔들의 원부자재를 최저가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자리에 김 대표가 들고나온 붉은색 카드지갑과 녹색 필통 모두 아이디어스에서 산 가죽 핸드메이드 제품이었다. 그는 작은 물건에도 취향을 반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수공예품 시장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스 고객들은 재 구매율이 75%에 육박한다”며 “700만 원짜리 샤넬 백을 살 수는 없지만 7만 원짜리 가죽 가방을 사고 싶어 하는 ‘스몰 럭셔리’의 흐름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창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 긴 여정을 감내할 동기와 인내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인의 동기는 무엇인지 묻자 그는 “수공예품 시장의 대중화에 보람을 느낀다”며 “공예 시장의 긴 역사를 가진 나라인데 그 가치와 매력을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이 재밌다”고 털어놨다.

아이디어스는 단기적으로 국내에서 대중화, 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1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쌈지길에 오프라인 매장을 냈는데 내년 1월부터는 이 매장을 확장해 쌈지길 별관에서 통째로 임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작가들이 한군데 모여서 네트워킹과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유 공방도 열 예정이다. 동시에 구매자들을 위한 일일 강좌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핸드메이드 스쿨을 구상하고 있다”며 “가죽 제품이나 캔들 등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후년에는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인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발달한 수공예품을 직구로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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