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고용지표는 최근 3개월 상황과 비교해 소폭 개선됐다. 연령대별로 20대, 종사상 지위별로 상용근로자 증가폭이 확대됐다. 사회초년생이 대다수인 20대 취업자가 늘었다는 건 신규 채용이 활발함을, 상용직이 늘었다는 건 일자리의 질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주로 정보통신업과 공공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늘었다. 세금을 동원한 단기 공공 일자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 혜택은 청년층에 돌아갔다.
반대로 고용 취약계층인 40·50대와 고졸에선 실업자가 크게 늘었다. 친노동 일변도의 정책이 ‘기존 일자리’의 질은 높였지만 내수산업 불황에 기인한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까진 막지 못했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0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2000명 줄었다. 고용률은 0.7%포인트(P) 급락했다. 50대는 인구가 80만 명 늘었지만 취업자는 6000명 느는 데 그쳤다. 고용률은 0.6%P 하락했다.
고용률 하락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40대는 실업자가 3만5000명 늘고, 실업률은 0.6%P 올랐다. 50대도 실업자가 3만 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0.4%P 상승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분(7만9000명)의 절반가량이 40·50대였다. 교육 정도별로는 고졸에서 실업자가 5만1000명 늘고, 실업률은 0.5%P 상승했다. 상당수는 40·50대 실업자 증가분과 중복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40·50대와 고졸에서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가 증가한 원인은 제조업 등 주력산업 부진과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에 기인한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업 불황과 건설경기 부진으로 요약된다.
대표적 내수산업인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세다. 10월엔 도·소매업에서 10만 명, 숙박·음식업에서 9만7000명 줄었다. 주력산업 부진으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에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국내소비 위축,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두 산업의 고용 불황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영세업체 종사 비율이 높고 근로조건이 취약한 40·50대와 고졸에서 실직이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은 취업자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건설경기 회복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통계청의 판단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종합건설이나 대규모 아파트 쪽 취업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전문건설업이라고 하는 인테리어 쪽에서 취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설경기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건설기계 운전기사 등(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은 10월에도 10만1000명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기계 운전기사도 40·50대 및 고졸 비중이 큰 직종 중 하나다.
각종 지표상으론 40·50대와 고졸층의 고용 여건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취약계층 일자리는 경기 의존도가 높은데, 향후 경기 전망이 밝지 않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