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대 자산운용사, 하이닉스 주식 사들이는 이유는?

입력 2018-11-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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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대 자산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더캐피탈그룹(The Capital Group Companies)이 SK하이닉스 주식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반도체 업황이 고점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온 것과 대조적이라 눈길을 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캐피탈그룹은 최근 SK하이닉스 주식 740만4612주(지분율 1.02%)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지분율은 5.05%에서 6.07%로 늘었다. 이번 추가 지분 매입에는 약 5528억 원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더캐피탈그룹은 올해 9월 SK하이닉스 지분 5.05%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말 집중적으로 매입이 이뤄졌으며, 당시 주식 7215만1274주를 매입입한 가격은 약 6조 원에 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캐피탈그룹은 피델리티, 뱅가드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자산운용사로 꼽힌다. 국내에서 현대자동차와 하나금융지주 등 지분을 5% 이상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 지분도 5% 이상 가지고 있었지만, 지분 일부를 매도하면서 삼성전자 지분 공시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더캐피탈그룹의 SK하이닉스 지분 투자 확대는 글로벌 증권사, 투자은행들의 전망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외국계 자본들은 반도체 업황이 고점이라며, 2016년부터 시작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막을 내리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다.

더캐피탈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반도체 업황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반도체 상위 10개사의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53.9%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고점 논란에 우려할 일이 아니고, 당분간 수요가 더 늘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과거 IT 시장이 PC 중심으로 변동됐던 것과 다르게 현재는 모바일과 서버 시장이 성장하며 응용처 다양해졌다”며 “PC 시장이 계절성 영향을 받은 반면, 지금의 메모리 시장은 계절적 영향 크지 않고, 서버 중심으로 메모리가 연결돼 서버 수요 확대하고 다시 메모리 수요를 증가시키는 선순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D램 가격은 3분기에도 1% 하락에 불과했다”며 “4분기와 1분기로 넘어가면서 급락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하반기 넘어가면 상승 반전도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사는 반도체 고점 논란에도 보란 듯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3분기 17조5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5조6400억 원)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최초로 17조 원대 영업이익 시대를 열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6조472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분기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5조5739억 원)를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3분기 매출액(11조4168억 원), 당기순이익(4조6922억 원), 영업이익률(57%) 모두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이른바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판단한다"며 "D램은 안정적 수요 성장과 공급 제한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낸드는 가격 하락만큼 수요 개선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수기, 재고조정, 투자 축소 등이 표면화되면서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높이진 상황"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과 IDC 업체들의 투자가 다시 시작 될 시점인 내년 2분기에 가격 반등과 물량 증가에 대한 방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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